[시각] 한국통신의 "앞날"에 거는 기대

"한국통신"이 언론의 집중보도 대상이 된 지가 거의 한달이 되었다. 이번 한국통신의 노사분규가 그만큼 파장이 컸던 것이다. 정보통신부 장관실 점거에 서부터 명동성당과 조계사 점거농성, 공권력 투입해산, 그리고 한국통신사장 경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를 관망하면서 제일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매사가 "너무 정치성"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임금이나 근로조건을 벗어나 국가 주요정책을 쟁점화한 노조의 주장에서부터 분규진압에 초점을 맞춘 사장경질까지 가 모두 다 정치적이다. 정보통신의 전문성이나 국제경쟁성 등은 전연 고려 하지 않고 정치성 일변도로 치닫다 보니 해결책이 졸속하고 근시안적이 되는것 같다.

한국통신 노조가 제기한 문제들중 임금부분은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비록 동급 공무원 임금보다 14%가 높다는 회사측의 해명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경쟁사들에 비해서 훨씬 낮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한국통신 직원들이 통념상 의 공무원들과 같아지기를 바란다면 모르거니와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기를 바란다면 비교대상은 당연히 경쟁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 부투자기관법에 묶여있는 한은 한국통신이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따라서 임금문제는 상존하는 "뇌관"으로서 남게 된다. 그러므로 정 부투자기관법을 개정하던가 한국통신을 이 법의 권역밖으로 내보내던가 하는조처를 취함으로써 노사분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겠다.

노조가 제기한 문제점들중 통신시장개방이나 민영화추진을 반대하는 쟁점들 은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노조의 분수에도 맞지 않는다. 주지하거니와 통신 시장개방은 세계적인 추세에 대처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농산물의 경우와는달리 우리의 기술여건만 갖추게 되면 도약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민 영화는 이러한 국제경쟁을 뒷받침하는 체질개선의 기회를 제공하고 구조적인 임금문제의 해결이나 경영효율화를 위한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정책적인 사안들을 쟁점으로 내세워 대국민서비스를 방치하고 정부청사를 점거하는 행위는 법으로 용납될 수 없거니와 국민들의 동정을 사지도 못한다.

이번 한국통신의 노사분규를 계기로 "최소한의 통신서비스 보장"과 비상통신망의 필요성"문제가 대두되었다. 앞으로도 노동쟁의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볼 때 아무리 사태가 악화될지라도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통신서비스는 제공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노사간 손익차원의 문제가 공익차원의 선을 넘어서 사회생활을 마비시키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노조 활동에 있어서 최소한의 서비스 보장은, 범할 수 없는 마지노선 으로서 인식하는 양식이 필요하다. 한편, 이에 덧붙여 이중 안전장치로서 비상 통신망을 갖추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혹자는 한국통신은 종업원 6만명 매출액 5조원의 "공룡기업"이라고 칭하나, 이것은 우물안 개구리식 발상이다. 국제경쟁무대에 내 놓으면 이 규모로는 세계통신 기업의 23위에 지나지 않으며, 연구개발능력도 AT&T사의 8%에 불과하다한다. 그래도 이 정도 기업이나마 있었기에 핵심통신기술 개발투자도 하고 엄격한 품질인증제도를 통해 국내기술축적의 기회 확보도 가능했었다.

그러나 만일 국내통신사업 경쟁의 명분과 노사분규를 계기로 한국통신을 지나치게 위축시키거나 작은 단위로 분할한다면, 자칫 국제경쟁을 위한 국내기 술 축적의 터전을 잃을 수가 있다.

이번 노사분규로 한국통신의 경영효율화 문제가 강도높게 부각되고 통신사업 경쟁체제 구축과 한국통신 민영화추진이 가속화되는 것 같다. 경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는 반드시 갖추어져야 할 요소들로서 누구보다도 한국통신 임직 원들이 더욱 바라는 바 일 것이다. 그러나 이 일련의 정책 추진과정에 있어서 궁극적인 경쟁은 "국제경쟁"이라는 점과 이에 대한 무기는 "자체기술"이 라는 점을 유념해야 하겠다. 국내통신사업의 경쟁체제 구축도 이 국제경쟁력 을 가르기 위한 것이요, 민영화 추진도 이에 걸맞는 체질개선과 정부간섭배제를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여러가지 요소들을 감안할 때, 장래 한국통신은 순수 "국민의 기업 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정부보유주식을 완전매각하고 80 %이상을 일반국민이 보유하도록 하여 정부간섭이나 규제로부터 또 재벌의 영향으로부터 완전 독립시키고, 정보통신 전문성을 갖춘 전문경영인을 기용 해 자체 채질개선과 경쟁효율화를 꾀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건전한 국내통신사업 경쟁을 위해서 독자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국제 경쟁에 있어서도 당당한 자체 기술보루를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있어서도 경쟁사들과 대등한 처우를 할 수 있게 되어 노사분규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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