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정보화의 주역 전산실탐방 (32)

병원 차리면 부자가 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우리 주위에서 병원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엔 삼성과 현대 등 국내 굴지 의 대기업도 병원사업에 진출했으며 앞으로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여 기존 병원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국내 병원은 보다 질좋은 서비스와 선진 의료기술을 앞다퉈 도입해 생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제 좋은 병원의 기준은 뛰어난 의술 뿐이 아니라 환자에 대한 서비스와 쾌적한 환경、 신속정확한 업무처리 등을 꼽는시대가 됐다.

현재 국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병원 경쟁력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가 병원전산화이다. 복잡하고 어수선한 병원업무를 제대로하려면 전산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자리잡은 서울 중앙병원(원장 민병철). 이 병원은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10월 개관한 동관을 합쳐 총 병상규모가 2천2백개이며 연면적도 동관 서관을 합쳐 총 8만2천평에 달한다. 63빌딩의 연 면적 보다 큰 규모다.

하루 방문인원만 해도 수만명에 이르는 초대형병원인 중앙병원에서는 전산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는다면 단 한시간도 지탱해나갈 수 없을 정도로 전산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이같은 이유로 중앙병원은 기존 병원이 도입하지 못했던 각종 첨단시스템을 구축해 병원전산에 대한 선두주자로도 꼽힌다.

중앙병원의 전산화가 어느 정도인가는 약국이나 수납창구를 들러보면 쉽게알 수 있다. 평균 대기시간 15분. 다른 대형병원이 1~2시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혁신적이다. 현재 중앙병원은 약국이 7개、 수납창구가 22개로 거의 한과에 한개의 수납창구가 있는 셈이다. 물론 전산시스템의 도움 덕택이다.

처음 병원을 개원할 당시 OCS(처방전달시스템)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던 중앙 병원은 최근 메인프레임에 의존하던 전산시스템을 클라이언트서버환경의 분 산처리시스템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어 다시 한번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있다. 갈수록 업무량이 늘어나고 있어 기존의 전산시스템으로는 도저히 효과적인 전산지원을 할 수 없다고 판단、 전산시스템의 근간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아미스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 "아미스 프로젝트"의 핵심은 종전의부분적인 OCS를 병원전체로 확대시키고 내년 3월을 목표로 PACS(의료영상저 장전송시스템)를 자체개발하는 것이다.이와함께 차트이미징프로세싱과 자체 네트워크인 "메디라인"(가칭)을 구축할 계획이다.

93년 7월부터 12월까지 병원리엔지니어링에 착수한 중앙병원은 병원의 모든 업무를 환자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산시스템을 설계했다.

이를 토대로 미국 AT&T사의 초병렬처리컴퓨터인 "NCR 3600"과 약 1천여대의 개인용컴퓨터를 LAN(근거리통신망)으로 연결하기로 했다. 앞으로 병실 뿐아니라 외래까지 OCS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중앙병원이 전산시스템에 투자할 금액은 약 1백20억원. 초기 전산시스템을 투자할 당시보다 약 50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중앙병원의 전산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박규용계장은 "한때 중앙병원은 투자 한 만큼의 효과적인 전산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그러나 장기적인 목표로 차근차근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성급하게판단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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