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꽃은 "선거"다. 민주주의에서는 선거를 통해서만 새로운 권력을 창출 할 수 있다. 선거만이 국민이 정치권력을 심판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선거철만 되면 온나라가 법석댄다. 6.27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나라 구석구석이 술렁대고 있다. 이런 술렁거림 속에서 작지만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정보통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한 선거, 즉 정치와 정보통신수단의 결합 움직임이다. 이른바 텔레데모크라시가 그것이다.
텔레데모크라시는 아직 그 개념이 정착되지 않았을 정도로 현존하는 대의민주주의의 대부분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예컨대 정보통신수단을 활용、 국민의 여론을 수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그 정책을 다시 국민에게 알려준다. 또 원거리에서 정보통신수단을 이용해 회의나 토론을 벌이고 각종 정책에 대한 찬반투표나 선거투표를 한다. 정치의 대부분의 영역이 정보통신 수단위로 옮겨지는 것이다. 적지않은 시간이 흘러야 이런 단계가 가능해질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6.27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고 있는 텔레데모크라시 바람은 아직초보적인 수준일 뿐이다. 전반적인 텔레데모크라시라기 보다는 선거운동에 정보통신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측면이 강하다.
특히 PC의 급속한 확산과 PC통신인구의 저변확대에 힘입어 PC통신을 통한 선거운동 움직임이 활발하다. 천리안、 하이텔 등 국내 유력 PC통신을 통한 선거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장 후보에 나선 정원식(민자) 조순 민주 박찬종(무소속) 후보는 물론 수십명이 PC통신에 전자정치포럼을 이미 개설한 상태다.
이처럼 후보자들이 PC통신을 통한 전자포럼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는 것은 PC통신이 후보자의 신상명세에서부터 정책까지 원하는 모든 사항을 자세하게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PC통신을 통한 선거운동이 기존 선거운동과 달리 유권자가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해 대화방이나 전자메일 등을 활용、양 방향 토론을 펼침으로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텔레데모크라시를 선보이고 있는 외국의 사례도 적지 않다.
미국 알래스카주 의회는 PC통신을 통해 심의중인 법안、 수정안、 의회일정 、 위원회활동 등을 시민에게 알리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며 선거시에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메사추세츠주 민주당의원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PC통신을 통한 전자강연 을 개설、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 해 여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PC-VAN 등과 같은 전국적인 통신망은 물론 COARA、 오로라네트、 코미네트 등 지역기반의 PC통신을 통한 전자회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COARA에 개설된 한 전자회의에서는 암옥 전국회의원이 의장을 맡고 군문제.정치부패 등에 대해 여론을 주도、 차기 총선의 유력인물로 떠오르고있다. 텔레데모크라시 시대에 대한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한 역기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대 행정학과 김병준 교수는 최근 실시된 한 세미나에서 정보통신의 발달로 대의정치의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치며 이의 대안으로 텔 레데모크라시가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외국의 경우 텔레데모크라시 실험들에서 정보 접근상의 불평등 、 참여율저조 등의 문제가 이미 나타났고 의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도 권력의 집중화현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여하튼 이번 6.27 4대 지방선거는 국내에서 텔레데모크라시 시대의 개막을 점칠 수 있는 최초의 시험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균성 기자>
IT 많이 본 뉴스
-
1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2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3
갤럭시에서도 애플TV 본다…안드로이드 전용 앱 배포
-
4
애플, 작년 4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40% 육박
-
5
TV 뺀 방송채널사용사업, 등록-〉신고제로
-
6
삼성 갤럭시 점유율 하락…보급형 AI·슬림폰으로 반등 모색
-
7
이통3사, 갤럭시S25 공시지원금 최대 50만원 상향
-
8
EBS 사장에 8명 지원…방통위, 국민 의견 수렴
-
9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AI GPU·인재 보릿고개…조속한 추경으로 풀어야”
-
10
공정위 '유튜브 뮤직' 제재 2년 넘게 무소식…국내 플랫폼 20%↓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