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산업의 현주소-수입에 기댄 성장.."모래성" 구도

국내 현황및 문제점전자업계가 엔고 호기를 맞아 부품재료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전자부품종합기술연구소(KETI)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8일 관련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가졌다. 이번 워크숍에서 발표된 주요내용을 국내 전자부품재료산업의 현황및 문제점、 육성방안을 중심으로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국내 전자부품수요는 지난 81년부터 94년까지 연평균 21.5%라는 고성장을 기록한 세트경기의 호조에 힘입어 같은 기간에 연평균 20%의 신장률을 보였다. 부문별로는 능동부품이 전반적인 IC화와 컴퓨터 모니터 생산증가세를 반영하면서 평균 20.6%의 성장률을 보였고 일반부품은 18%의 신장에 그쳐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성장과 함께 수입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80년대초반 50%수준에서 90년대에는 60%까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있다. 이는 부품산업이 범용표준제품위주로 발전해 고급 핵심제품에 대한 취약성을 보이면서 세트생산이 확대될수록 수입도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점으로 고착화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을 타파하고 부품산업의 독자적인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료산업의 기반강화가 필수적이지만 현실 여건은 너무 열악하다.

기반원천기술이 전제돼야하는 재료산업특성상 현재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과의 기술개발수준차이를 비교해보면 국내산업의 현주소를 쉽게 알수 있다. 다층세라믹IC패키지의 경우 일본을 지수1백으로할 때 40에 불과하고 표면탄성파 필터는 30、 세라믹 필터는 50~70、 MLCC는 40정도로 평가된 다. 특히 전자부품의 고기능화에 따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유전및 압 전재료의 낙후성이 두드러지는 점은 시급히 해결돼야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재료산업계 기업들의 영세성과 만성적 산업인력부족이 크게작용한다. 일부대기업계열사를 제외하고는 자본금이나 종업원수가 전자업체 평균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재료관련기업들은 원자재조달에서의 정보부족、 공급처의 일방적인 물량조절 및 가격정되는책、 수입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율、 통관 등에 소요되는 불요거래비용발생 등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또 재료산업은 신기술을 개발했다 하더라도 부품및 세트업체의 요구사양이 저마다 달라 일일이 이에 대응한 상품화가 필요하고 신뢰성확보를 위해서는그에 따른 검사 부서를 독립적으로 운용해야 하지만 이 역시 기업의 영세성 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더욱이 공급 및 납품선이 대기업일 경우소량의 주문은 아예 외면하거나 납기지연、 일방적인 대금 결제조건 등을 제시해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력문제는 이미 단기 처방으로는 약효가 없을만큼 심각하다. 석박사이상 학위소지자로 구성된 전문연구인력의 수요는 지난 90년 2백명 수준에서 해마다65% 이상씩 늘어나 지난해에는 4천명에 달했으나 실제 업계나 학계에서 확보한 인원은 절반에도 훨씬 못미친다. 기술및 기능인력수요 역시 지난 90년 각각 1천명과 4천명에서 폭발적으로 증가、 94년에는 2만명과 8만명으로 늘어났다. 일부기업들은 부족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중국 등 해외인력유입에 나서고 있지만 부작용도 큰 것으로 지적된다.

또 중소기업이 어렵사리 석박사급 연구인력이나 기술직사원을 확보、 육성해 도 3D기피현상과 급여상승 등으로 인해 이직이 일반화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기술개발、 경영전략수립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창출의 어려움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다. 산업연구원의 실태조사자료에 따르면 업계는 *신기술 개발시 관련시장의 미성숙 *수요업체의 사용기피 외국업체의 덤핑을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다. 예컨대 칩부품의 재료개발을위 해서는 대당 수억~수십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를 도입해야 하고 중소기업 이 이를 감수하고 제품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시장이 작아 상품화를 포기하는 사례가 그것이다.

이 외에도 기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 등 외국기업들이 경쟁체제가 될기미만 보이면 무차별 저가공세를 통해 국내기업들을 고사시키는 사례도 이분야에서는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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