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DO사 매각설 원인과 배경

삼성전자, 일본 세가엔터프라이즈등 세계 유력전자업체들이 3DO사 인수에 나서는 등 최근들어 미국의 멀티미디어 게임기업체인 3DO사를 둘러싼 갖가지소문들이 무성하다.

3DO사의 "경영권 매각설"과 64비트게임기인 "M2프로젝트의 매각설"이 바로그것.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32비트게임기와 소프트웨어사업의 실패에 따른3DO사의 자금난이 가장 큰 이유다.

현재 3DO사는 32비트 3DO게임기의 주공급업체인 마쓰시타전기가 일본게임기시장에서 소니와 세가엔터프라이즈에 밀려 예상외의 고전을 겪고 있는데다내부갈등으로 미국시장조차 제대로 마케팅을 펼치지 못해 심한 경영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 이와함께 3DO사는 수익을 기대했던 소프트웨어사 업마저 1백여종이상에 달하는 타이틀출시에도 불구하고 실패로 끝났다. 이같은 사정으로 인해 3DO사는 1차증자를 하는 등 현재 극심한 자금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최근에는 3.76%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통신업계의 거물 AT&T가 공개시장에서 자사지분을 매각한다고 공식발표하는 등 주주들마저 점차 3DO 사의 경영에 회의를 갖고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곤경에 처한 3DO사의 홉킨스회장이 올들어 "회생을 위해 외부로부터의 자금수혈이 불가피하다"고 선언, 회사자체의 매각을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고려하면서 최근들어 3DO사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들이 나돌고 있다.

3DO사는 세가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해 삼성전자, 네덜란드의 필립스, 미국의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사 등 세계유수의 멀티미디어관련업체들에게 경영권인수 를 제의했다.

이중에서도 일본 세가엔터프라이즈는 3DO사의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다. 세가의 나카야마사장은 최근 직접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마쓰시타전기와 LG전 자가 3DO사업에 소극적이라는 말을 퍼뜨리며 주주들을 설득, 경영권인수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64비트기술에 대한 관심과 함께 게임기의 로코스트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는 "세가엔터프라이즈"와, 소프트웨어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전혀 없는 등 게임기사업에 대한 경험미숙으로 실패한 "3DO"사 양측의 이해가 완전히 맞아떨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얼마전 두 회사는 미국에서 열린 게임기전문전시회 "E3쇼"기간중에 발표할 예정으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갔으나 협상조건의 불일치로 결렬됐다. 세가는 3DO사측에 전체주식의 약 30%선인 1억5천만달러를 현금출자하고 나머지 70%를 소프트웨어로 현물출자하는 방안을 제시한데 대해 3DO사는 일단 세가측의 제의를 거절하고 당분간 냉각기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무렵 3DO사는 세가엔터프라이즈와 협상을 벌이는 한편 반도체분야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삼성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3DO사는 삼성 전자로부터 반도체를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여 최근 미국 에서 열렸던 협상에서 인수조건으로 10억달러를 제시했으나 삼성전자는 3억 달러선을 제시함으로써 1차협상에서 합의를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매각설과 함께 또다른 소문은 현재의 주주인 마쓰시타전기를 중심으로 몇몇 업체가 64비트게임기의 "M2프로젝트"를 인수한다는 것이다. 이같은이야기가 설득력을 갖는 것은 64비트게임기의 경우 게임뿐 아니라 세트톱박 스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

마쓰시타전기는 필립스, LG전자와 공동으로 1억5천만달러를 투자, M2프로젝 트의 기술을 완전히 인수하는 방안을 3DO사경영진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3DO사의 주주인 마쓰시타전기와 LG전자 두회사는 공동전선을 펼쳐 64비 트게임기를 생산, 마케팅의 주도권을 가질 경우 32비트게임기분야의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한 듯하다.

여하튼 3DO사를 둘러싼 소문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는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나 그 결과는 세계게임기 및 멀티미디어 관련업계에 일대재편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