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선빚는 방송정책

컴퓨터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 PC시장 규모만 1백80만대 정도로 지난해 보다 50만대 가량 늘어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단순 기능의 PC가 아니라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멀티미디어 P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386기종이 이미 단종되었고 486급 이상의 PC에 CD-ROM드라이브와 스테레오 사운드를 출력할 수 있는 사운드 카드, 동영상 화면을 제공하는 MPEG카드, 고속 모뎀 등을 장착한 멀티미디어 PC의 인기가 매우 높다.

올들어 지난 1분기중 멀티미디어PC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50%를 넘어섰고 이제는 PC시장의 주력제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는 급격히 발달하고 있는 통신수단과 결합하여 컴퓨터가 신문, 잡지, 서적 등의 문자 및 그래픽 정보를 포함하여 화상 정보의 송.수신 수단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때문이다. 이렇듯 이제는 다양한 미디어들이 대중문화를 형성하는 요소로 적용되고 또 방송이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사회에 전달되고 있다.

이미 통신을 이용하여 팩시밀리, 전자신문, 잡지, 서적이 발행되고, 뉴스 영화 TV프로그램을 주문하여 볼 수 있는 VOD(Video On Demand)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초고속 정보통신망 추진계획에 의해 광섬유 선과 통신위성이 통신수단의 주축이 된다면 복합적으로 사람들의 문화, 언론 정보활동이 대부분을 매개하게 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양한 통신 매체와 대량의 컴퓨터 공급으로 문화, 언론, 정보, 통신 부문이 합쳐지고 있으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1세기를 내다보고 있는 이러한 때 우리의 현 상황을 보면 여러 부처에서 각 부문별로 정책 입안을 나누어 관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얼마전 출범 한 종합유선 방송과 위성방송이 각각 서로 다른 부처에서 주도되고 있어 우선 순위도 없이 경쟁적으로 거의 동시에 추진되는 점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방송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문화체육부가 배제된 상황에서 공보처와 정보 통신부만이 방송내용과 방송수단에 대한 부문을 나누어 관장하고 있어 이들 부문에 관한 종합적이고 일관된 전향적인 발전과 효율적인 방송정책을 기대 하기 힘들다.

얼마전 케이블TV가 유료방송을 시작한지 2주일만에 채널을 변경하는 사태 가 빚어졌다. 그 원인은 채널 주파수가 무선호출 주파수와 겹치게 배정된 데있었다. 이런 면들은 우리의 방송행정이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로 인한 방송사는 막대한 손해를 봤으며 시청자들은 채널을 찾느라 혼선을 겪었다. 채널 배정에 참여한 공보처와 정보통신부, 종합 유선방송협회는 모두 자기의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며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들을 보였다. 정부와 관련협회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관련 기관들이 미리 어러한 점들을 파악했더라면 이련 결과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의 통신위원회나 일본의 우정성에서는 오래 전부터 한 국가 기관에서 방송 및 통신 부문의 일체의 정책 및 행정을 담당해 왔다. 또한 지역민방이 본방송을 시작하고 무궁화위성 발사, 위성방송 도입 등 우리의 방송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있다.

우리도 급변하는 정보화시대에 다양한 미디어를 통합적으로 관장하는 단일기관과 일관성있고 효율적인 정책추진이 매우 필요하다. 케이블 TV에서처럼치밀하고 과학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이런 국가적 사업들은 똑같은 시행 착오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일관성 있고 효율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하여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방식으로 각종 미디어를 도입하고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설치, 활용해야 우리 사회의 정보화를 효율적으로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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