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 컴퓨터 어디까지 왔나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컴퓨터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주인을 위해 다른 사람이 남긴 메시지를 전달해주고 주요 일과를 챙겨주기도 하며 호텔 예약 등 귀찮은 일을 대신해주기도 하는 꿈의 컴퓨터.

한마디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해 개인비서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컴퓨터를 개발하고자 세계의 과학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지만 언젠가는 공상과학속에 나오는 로봇 인간급의 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이들은 갖고 있다.

이같은 목표달성을 위해선 음성인식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발전의 단계는 일반적으로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개별단어를 인식하는 수준으로 짧은 명령어를 쓰는 재고관리시스템 에 활용된다.

2단계는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연결 단어를 알아 듣는 수준으로 천천히 부르는 내용을 받아 적는 것이 가능하다.

IBM의 "보이스타이프" 등이 이 단계 제품에 속한다.

다음은일상 언어를 인식하는 단계로 일반적인 속도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기계어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

마지막 4단계는 말속에 포함된 의미까지 파악하는 단계로 사람과 기계의 자연스런 대화가 가능하지만 아직까지는 공상과학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의 기술수준은 개별단어를 인식하는 정도로 일상대화를 나누기엔 아직 요원하다는 것이다.

컴퓨터의 핵심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이 한계가 있는데다 일상언어와 기계어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실험실에선 이론상 가능한 것도 현실 세계에 적용하면 무리가 따르는 경우도허다하다. 출신지역에 따른 억양이나 강세를 컴퓨터가 일일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현재 음성 인식 컴퓨터에 대한 연구는 따라서 2단계와 3단계에 집중되고 있다. 자동입력 및 통역 시스템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이들 대부분이 사용자(화자) 의존도가 크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IBM의 보이스타이프는 개별 단어를 알아듣긴 하지만 특정 화자가 부르는 단어만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특정 화자의 억양이나 강세 등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이 기계를 사용하려면 또다른 훈련 과정을 거쳐야 하는불편이 따른다.

또 알아듣는 단어도 한정돼 있어 대부분 범용이 아닌 법률.의료 등 특정 분야에서 특정 용도로 활용되는 정도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키 위해 IBM은 통계학적 분석으로 보통 사람의 목소리 특성을 파악해 이에 반응하는 음성인식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져지고 있다.

한편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발전으로 컴퓨터의 음성 인식도가 95%까지 높아지는 등의 성과에 힘입어 음성인식 컴퓨터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시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선발업체와의 경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네널란드 필립스 등이 저가의 음성 자료 입력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등 시장참여업체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일부업체는 데스크톱 PC에 기반한 음성인식 컴퓨터는 물론 음성 인식 전화 등의 개발을 통해 음성인식기술의 활용분야를 넓혀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보칼리스라는 영국회사가 전화번호 문의나 항공편 안내、 홈뱅킹 서비스를 자동으로 안내하는 음성인식 전화개발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이렇게 볼 때 사람과의 대화가 자유로운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지만 음성인식 컴퓨터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