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원 산책] "우뇌시대"의 도래

인류문화에서 기록, 더 자세하게 말해 문자기록문화는 약 5천년전부터 시작됐다. 글쓰기에서 사람이 생산하고 취급하는 정보생산성은 1시간당 4만바이 트, 즉 초당 약 10바이트다. 이는 초당 한 개념을 처리하는 정도의 속도다.

이것도크로마뇽인에 비하면 5배 빠르다고 한다. 인쇄술은 약 5백년전부터 시작되었다. 이 경우 구텐베르크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우리나라 고려 고종 때 직지심경 금속활자를 기준으로 하면 약 7백50년 전부터다. 이경우 정보생산성은 시간당 12만바이트, 초당 30바이트, 초당 세 개념이다. 그런데 이 숫자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처리는 50년전부터였고 다중매체 multimedia 는 5~6년전부터 시작했다. ATM(Asynchronous Transfer Mod e)망을 이용한 정보전달능력은 초당 1억바이트다. 수치화된(디지털화된) 프 루스트의 작품 한권을 컴퓨터가 ATM망을 통해 읽는데 몇십초면 된다.

다중매체라 하면 문서.그림.소리 그리고 비디오같은 여러 형태의 자료를 0과1의 조합인 이진수 표현방식으로 나타내어 처리하는 것이다. 이 단일양식은 컴퓨터를 이용한 표현, 관리와 정보처리는 물론 고속 통신망을 통한 자료우송을 쉽게 해준다. 예를 들면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에서 제공하는 2기가 바이트, 크기를 가질 수 있는 BLOB(Binary Large Object) 자료형태를 꼽을수 있다. 여기서 이진수 표현이란 한가지 양식으로 표현한다는데서 통합매체 (unimedia)란 낱말도 유도해볼 수 있다.

지난 인류문화발전은 순서적인 논리와 글쓰기를 관장하는 사람의 왼쪽 뇌활 동에 바탕을 두었다. 그런데 다중매체가 등장하면서 이제부터는 직관력과 노래듣기나 그림그리기등을 관장하는 오른쪽 뇌 활동이 더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다중매체를 이용한 미래의 서비스 예를 잠시 살펴보자. 다중매체를 이용한 전자우편, 화상회의 그리고 전자결재시스템 등의 도움을 받아서 일상 직업활동은 물론 원격교육, 다중매체 가정교육 프로그램 등이 등장하여 교육 에서도 시간과 공간적 지방자치화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홈쇼핑과 홈뱅킹그리고 전자신문 등은 우리의 가정생활도 변화시킬지 모른다. 현재는 아이들 에게 피동적인 행동발달을 일으켜 바보상자라며 해로운 적으로 여기는 텔레비전도 진정한 교육수단으로 바뀌고 있다. 즉 사용자이며 고객이 능동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대화형 텔레비전의 시대도 오고 있다. 우리는 가상현실의 시대에도 들어가고 있는데 그 이점을 평가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많이남아있다. 정보처리화가 진전되면 인쇄한 문서의 중요성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떨어진다. 문법과 글쓰기를 배우기 위해 시간을 너무 많이 들여야 하기때문이다. "돈 곱하기 시간"이란 기술발전을 판단하는 공식을 여기에 적용하면 통합매체 언어를 개발해야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현재 전자게임을 하고 자라나는 세대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새로운 언어와 정보접근방식을 발명해야 한다. 올해 국민학교에 들어간 우리 아들은 컴퓨터를 켜고 윈도에서 노닐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오락을 하고선 얌전히 끄고 나온다. 영어를 몰라도 메뉴 위치에 따른 명령을 익히고 적당한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조그만 지식으로 벌써 윈도환경에서 노는 것이다.

요사이 어린아이들이 다중매체에 의해 이미 얼마나 오른쪽 뇌 훈련을 잘 받았는가를 보여주는 한가지 다른 예로 노래(오디오)를 들수 있다. 요사이 어떤 아이가 한두살때까지 카세트 테이프를 통해 듣는 동요의 양은 우리가 자랄 때 어머니, 할머니, 이모 그리고 고모들이 불러줬던 모든 노래의 양을 합한 것보다 훨씬 많다.

다중매체를 지원하는 컴퓨터 문화가 보급되면 될수록 일반 사용자의 오른쪽 뇌 활동은 더 많이 요구받는다. 앞으로 인류문화는 지난 5천년간 지속되어 온 왼쪽 뇌 지배 시대에서 바야흐로 오른쪽 뇌 시대로 바뀔 것이다. 동양인 이 서양인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른쪽 뇌 활동이 활발하다. 따라서 앞으로펼쳐질 인류문화에 동양인과 여자들이 지금보다 분명히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