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 수입선다변화 해제 위험

현재 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지정돼 있는 전자제품중 상당수가 대일기술도입 에 의존하고 있고 특히 핵심부품의 경우 대일수입의존도가 더욱 높은 것으로나타나 수입선다변화 제도가 조기에 축소 또는 폐지될 경우 국내 전자산업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0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VCR.컬러TV.팩스 등 주력수출 전자제품의 국산화 개발이 대부분 대일기술도입에 의해 이루어져 현재 이들 주요 제품의 대일기술의존도가 50%선에 달할 정도로 높고 특히 핵심부품의 대일수입은오히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CR의 경우 지난 93년말 현재 총 90건의 기술도입중 57%인 51건이 일본에서 도입됐으며 팩스는 42건중 79%인 33건、 컴퓨터는 2백5건중 46%인 94건、 컬러TV는 73건중 30%인 22건、 자기미디어는 32건중 75%인 24건이 각각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했다.

<별표 참조>여기에다 이들 제품 등을 생산하기 위해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은 지난해 43억6천2백만달러 어치로 전년대비 27.7% 증가했으며, 특히 주문형 반도체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대일반도체수입이 23억1천2백만달러로 34.9%나 급증했다. 컴퓨터 주변기기의 대일수입도 4억6천1백만달러로 전년대비 26.0% 증가해 92 93년의 감소세와는 큰 대조를 이뤘다.

즉수입선다변화 품목으로 지정된 주요 전자제품중 상당수가 아직까지 일본 의 기술을 받아 개발하거나 일본부품을 채용해야 하는 실정이므로 수입선다변화의 해제로 일본제품이 직접 국내시장에 진출할 경우 일본의 대한기술이 전 및 부품공급 기피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이로 인해 신제품 개발은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되고 대일 무역역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 됐다. 특히 가전3사 등 주요 전자기기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 부품업체들의 판로가 막히게 됨에 따라 연쇄도산이 우려되고 있는데, 현재 가전3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 전자업체만도 약 1천여개사에 이르고 있다.

전자업계는 주요 부품을 대일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기보온밥솥의 경우 수입선다변화품목 해제시 일본제품의 국내시장 침투가 급진전돼 중소 전문업체 들의 생존이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이같은 현상은 핵심부품을 대일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전자업계의 공통적인 현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자업계는 이에 따라 전자제품의 수입선다변화 조치 해제여부는 기술 또는부품의 대일의존도를 감안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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