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인사들이 모두 자리를 잡은후 9시39분에 조명이 어두워졌다. 넥스트 직원들이 대기실에서 "제발 실패하지 말아야 되는데"라는 말을 되풀이 하는 동안 잡스는 마음 속으로 기도하며 무대 위로 올라섰다.
"넥스트를 대표하여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저는 오늘여러분이 컴퓨터 역사상 한두번 있을까 말까한 귀한 경험, 즉 컴퓨터의 미래 를 바꿀만한 새 아키텍처를 목격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난 3년동안 이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제조한 제품은 참으로 훌륭합니다-." 발표회는 잡스의 독무대가 되었다. 3시간동안 계속된 발표에서 잡스 이외에단 2명만이 무대에 그것도 잠시 얼굴을 비췄을 뿐이었다. 그의 발표내용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면 그의 언변은 감탄할 만하지만 그가 약속한 사항들이 얼마만큼 실현되었는지는 애매하다. 하지만 발표회의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기대감에 들뜬 상태였다. 희미한 조명속에서 잡스는 최면술로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잡스는 넥스트에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컴퓨터 아키텍처 의 수명은 10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흔히 컴퓨터 업계에서 말하는 아키텍처라는 용어는 "다른 컴퓨터와 호환성이 없는 소프트웨어를 채용한 하드웨어 디자인"을 말한다. "혁신적"으로 개발된 이 컴퓨터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로는 운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잡스는 넥스트 컴퓨터를 다른 컴퓨터 와 구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아키텍처에 맞는 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실 기존의 컴퓨터를 사용하던 개인이나 기업에 지금까지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 위해 투자한 수십억 달러의 돈과 사용법을 배우 기 위해 투자한 시간을 모두 버리고 넥스트가 제공하는 새 컴퓨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잡스는 대형화면에 비춰진 그래프의 물결모양의 곡선을 가리키며 "컴퓨터가 탄생하고 5년쯤 되면 최고수준의 아키텍처에 도달한다. 그런 다음 곡선이 가파르게 올라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컴퓨터의 단위 판매량이 최고로 올라 갔다기 보다는 그 당시의 아키텍처가 최고의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고 말했다.
잡스는 자사 컴퓨터를 가리키며 참석자들에게 퍼스널 컴퓨터의 역사를 설명 했다. 맨 처음 애플Ⅱ가 등장하고 82년에 기술적 전성기를 누린 다음 IBM 퍼스널 컴퓨터가 나와 86년에 전성기를 누렸다. 그 다음 매킨토시가 선보였는데 매 킨토시는 88년 "혁신적이고 공격적이며 독특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켰다." 그는 제3의 물결인 매킨토시의 기술적 그늘에 가려진 제2의 IBM PC가 판매량 에 있어서 별로 활기를 띠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매킨토시의 장래에 대해 장황하게 견해를 피력하면서 이는 머지않아 전성기를 누리겠지만 곧 그 기세가 쇠퇴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렇게 해서 잡스는 "90년대를 이끌어갈 제4의 물결"의 컴퓨터를 창출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려 했던 것이다.
잡스가 넥스트 컴퓨터를 제4의 물결로 만들려 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불가 피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넥스트는 제4의 물결을 만든다면 그전의물결이 뒤이어 나타나는 물결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제1 또는 2의 물결과는 다른 형태를 갖추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다. 예를들어 제2의 물결인 IBM 퍼스널 컴퓨터의 인기가 갑자기 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되면 제4의 물결은 IBM PC 이전의 컴퓨터가 누렸던 성장을 누릴수 있는 기회조차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잡스는 참석자들이 과거 모델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그는 대학 친구들의 명성을 이용하여 넥스트가 컴퓨터 역사의 다음 장을 근거 없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전문가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기 때문에부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4의 물결을 어떻게 결정했느냐고요? 우리는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그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즉대학 관계자들로부터 조언을 받았는데 지난 20년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컴퓨터가 바로 대학에서 개발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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