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업체들 외산수입 무엇이 문제인가

국내 일부 AV업체들이 외국 유명업체의 제품을 잇달아 수입、 판매에 나서는등 파행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시대조류에 너무 빨리 편승한 얄팍한 상술이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는 등 해당업체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에드러난 외산 수입회사 가운데 AV업계의 간판업체가 끼어 있고 대기업 군에 속하는 업체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CD 카세트 리코더외에 범용제품인 미니컴포넌트, 그리고 10만원대 스피커까지 수입해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같은 제품을 굳이 수입 판매해야만 되겠느냐는 것이다. 이들 수입 제품은 모두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가절감 차원에서라면 더욱더 이해할 수 없는 중저가제품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안겨주고 있다.

외산 오디오의 판매는 일부 수입업체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될 만큼 전문업체 들로서는 금기시해 온 사업 가운데 하나다.

외산이 넘실거리는 만큼 국내업체들의 개발의욕은 감퇴되고 결국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때문에 전문업체들은 이를 특히 경계해 왔다. 이에 따라 꼭 구색제품이 필요할 때는 국내업체끼리 협력관계를 모색해 조달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온 것이 그동안의 업계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관행도 업체들의 매출확대 경쟁으로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쟁업체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가져다 판매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예컨대 판매량이 늘어날 경우 자사 브랜드보다 경쟁사의 브랜드 이미지만 높여주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는 기술력이 없는 업체로 각인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사브랜드를 지키고 일정 판매량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외산을 들여다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산제품이 품질을 보장하고 있느냐하면 그렇지 못하다는 게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이들 외산제품은 대부분 제조기술이 우리보다 떨어진 중국이나 말레이시아에서 생산된 일본의 현지 생산업체 제품들로 품질이 형편없다.

결국 유명사의 브랜드만을 그대로 도용、 매출만을 늘려보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업체끼리 전략적 제휴가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로가 확보하고 있는 기술을 공유하는 협력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번에 수입제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 CD카세트리코더 및 미니컴포넌트의 상호 협력생산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근들어 용산상가 등에서는 수입오디오가 크게 범람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이 불가능한 제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고 이들 제품은 국내 제품의 활로를 가로막고 있다.

내년 시장개방을 앞두고 있다 해서 일부 외산제품에 대한 수입판매에 면죄부 를 부여할 수 없다. 특히 중저가제품의 수입판매는 기업 윤리적 측면에서도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럴 때일수록 품질향상과 기술개발에 눈을 돌려 경쟁력 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는 헤드폰 스테레오 카세트 시장의 재판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