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 경쟁력 약화 원인

국산 소형가전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에 지적된 일이 아니다. 특히 93년 7월 유통시장 개방을 계기로 예견된 일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소형가전시장은 대략 9천억원에서 1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대기업인 가전3사와 동양매직 신일산업 한일전기등 중견 가전업체가차 지하는 비중은 60~70%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들 주요가 전업체가 취급하는 소형가전품목은 적게는 10여종에서 많게는 30여종、 모델 수로는 50~2백여가지에 이르고 있다.

최근 2~3년간 소형가전시장에서 외산제품에 의한 내수잠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품목은 다리미 면도기 커피메이커인데 지난해말 기준으로 다리 미와 면도기는 30~35%、 커피메이커는 무려 95%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품목이 내수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되면서 여타품목에서의 외국업체의 공세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전기면도기 다리미 커피메이커에 이어 내수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는 품목은 드라이어、 여성용면도기 이발기등 이미용기기와 다용도 식품가공기、 토스터등 주방기기가2 ~4배정도 빠른 속도로 판매가 늘고 있다.

이처럼 외산제품이 빠른 속도로 내수를 잠식해가고 있는 것은 다시 말해 국산제품의 경쟁력이 날로 취약해 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향후 국산 소형가전 제품의 연쇄적인 "도미노현상"을 우려케 하고 있다. 국산 소형가전이 이처럼 맥을 못추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가전3사등 대기업의소형가전 사업에 대한 의지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구조에 기인한다. 지난해 삼성 전자의 소형가전 매출은 2천5백억원, LG전자가 1천억원대、 대우전자가 6백5 0억원 실적을 올렸다. 이러한 실적은 가전3사 각각의 전체매출 규모를 고려 할 때 극히 미미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여전히 소형가전부문은 대리점의 구색상품 사업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비중으로 인해 소형가전사업에 대한 투자 역시 타부문에 비해 소외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들 기획과 생산이 이원화된 OEM방식의 사업구조도 국산 소형가전의경쟁력 향상을 더디게 하고 있다.

그동안 가전3사를 위시한 주요 소형가전업체는 품질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협력업체에 대한 기술지도 강화、 초도품질관리제、 품질경고제및 각종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불량률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단기간에 품질이 향상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디자인이나 소재개발에 대한 투자도 미흡해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오래 전부터 소위 "글로 벌 소싱(Global Sourcing)"을 전개하고 있는 필립스 브라운 물리넥스등 외산 브랜드에 맞서기는 버거운 실정이다. 이밖에 중국.멕시코산등 저가제품의 반입으로 가격경쟁력도 날로 상실해 가고 있다.

현재 소형가전중 국산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은 다리미 면도기등 소수에 불과하지만 필립스 마쓰시타등 유명업체가 국내업체와 제휴를 통해전기보온밥솥등 국산 소형가전의 아성을 넘보고 있어 국내업체의 소형가전 사업구조 조정과 획기적인 투자없이는 소형가전부문의 내수잠식은 가속될 전망이다. <유형오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