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4일 미국의 타임워너, MCA 2개 영화사와 일본의 도시바.마쓰시타등 4개 전자업체 및 프랑스의 톰슨이 차세대 영상기록매체로서 직경 12cm인 양면 원판에 최대 4시간44분의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DVD규격을 발표했다.
이들진영이 발표한 SD(Super Density)라는 재생장치로서 내년 하반기에 4백 99달러에 판매한다는 내용까지 곁들여 있었다.
과거 베타방식이 VHS방식에 밀려난 후 지금까지 영상 프로그램은 VHS라는 거추장스러운 크기의 카세트에 녹화되어 판매 또는 대출을 통하여 우리 안방에 침투했다. SD가 실용화되면 현재의 CD만한 크기의 원판에 영화가 수록, TV캐 비닛 한쪽 구석에 재생장치를 덧붙일 수도 있게 된다. 그뿐 아니라 현재의 VTR는 회전헤드를 채택한 관계로 녹화.복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SD는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다.
할리우드가 DVD규격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들의 비디오테이프 판매가 총수입의 30%를 점하는 돈보따리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산성 이 뛰어난 DVD가 출현하여 테이프를 대체하게 된다면 판매량은 지금보다 훨씬 증가할 것이며 그만치 그들의 로열티 수입도 증가할 것이다.
현재의 기술을 보면 광디스크라는 매체는 이미 MD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거 와 기록이 가능한 수준으로까지 도달하고 있다. 광자기형이든 상변환형이든디지털신호에 MPEG와 같은 영상압축기술을 적용한다면 화상도 뛰어나고 재생 시간도 길어져 여러면에서 테이프보다 유리하다.
더구나 앞으로 청색 레이저가 개발된다면 기록면에서 지금에 비하여 3~5배 더 늘어나고 이에 따라 기록용량도 혁신적으로 증가함으로써 HDTV의 영상도 수록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대용량화가 이루어질 때 디스크의 크기는필요에 따라 직경 8cm나 6cm로 충분한 화상기록용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캠코더시장까지 잠식할지도 모른다.
DVD는 그 기본원리가 CD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 테이프에 비하 여 많은 장점을 가질 수 있다. 기록매체의 부피가 작다는 것 외에도 이를 재생 또는 기록하는 메커니즘이 간단하여 고장이 적으면서도 값싸게 생산할 수있을뿐 아니라 기기가 소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우선 들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면 저작권 문제가 남기는 하지만 세계 각국의 업체가 협력만 한다면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술이 이처럼 급진전하는 것을 볼 때 궁금해지는 것은 마쓰시타, 소니, 필 립스 등이 얼마전까지 요란하게 떠들어 왔던 4분의 1인치 디지털 VCR의 향방 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비록 세계적인 업체가 연합하여 공동개발 한다고는 하지만, 이의개발을 위해서는 테이프의 자성재료로부터 헤드, 메커니즘 등 모든 부분에 걸쳐 광범위한 연구가 필요하며, 또한 정밀도 유지를 위하여 설비에 많은 투자가 따르게 된다. 따라서 원가를 낮출 수 있겠느냐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과거 VCR의 포맷을 생각해 본다면, 70년대초 4분의3 인치 U마틱으로부터 시작하여 2분의 1인치 VHS, 2분의 1인치 베타, 8mm로 바뀌어 왔으며 앞으로 4분의 1인치로 바꾼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다시 한번생각해야 한다.
더구나 4분의 1인치는 디지털인 관계로 저작권 문제가 남는다. 소비자는 그동안 서로 호환성이 없는 제품을 이것 저것 바꿔가며 겨우 현재의 VHS에 정착했다. 호환성 없는 포맷을 하나 더 늘린다는 것은 그만치 소비자에게 폐를끼치는 결과가 된다. 아무리 기술개발이라는 허울을 쓰고 있으나 소비자에 대한 생산자의 횡포는 이쯤에서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도 4분의 1인치 디지털 VTR의 공동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일본이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프로젝트 선정의 이유여서는 곤란하다.
앞으로는생산자의 주장보다 소비자측에서 모든 것을 검토, 결정해야 시장에 서 살아 남을 수 있다. 비약한 비유같으나 프랑스와 영국이 초음속기 콩코드 를 개발할 때 소비자 측면에서는 전혀 검토가 없었다. 속도만 빠를 뿐 공간 이 좁고 요금은 2배가 비싸 겨우 16대를 생산하고 단종해야 하는 불운한 운명을 맞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업체가 협력하는 공동개발사업은 어떠한 경우이던 사전에 충분한 기술 적인 평가(technology assessm-ent)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특히 박이다매에 의존해야 할 가전제품의 경우에는 신기술 개발시에는 항시 철저한 기술적, 경제적 평가가 따르지 않고서는 투자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챗GPT 검색 개방…구글과 한판 승부
-
2
SKT, 에이닷 수익화 시동...새해 통역콜 제값 받는다
-
3
올해 하이브리드차 판매 '사상 최대'…전기차는 2년째 역성장
-
4
갤럭시S25 '빅스비' 더 똑똑해진다…LLM 적용
-
5
테슬라, 3만 달러 저가형 전기차 첫 출시
-
6
“팰리세이드 740만원 할인”…車 12월 판매 총력전 돌입
-
7
정부전용 AI 플랫폼 개발…새해 1분기 사업자 선정
-
8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 회장 승진…HBM 신장비 출시
-
9
AI 기본법 법사위 통과…단통법 폐지·TV 수신료 통합징수법도 가결
-
10
올해 한국 애플 앱스토어서 가장 인기있는 앱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