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원 산책] 프로야구와 정보산업

미국 국민이 TV를 통해 혹은 직접 경기장을 찾아 즐기는 스포츠중 하나가 프로야구이다. 올해는 구단주와 선수들간 계약에 대한 이해가 엇갈리는 바람에 메이저 리그 1백년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를 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게되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TV로 중계되는 프로야구 경기를 보고 있노라면 아 정보화란 이런 것이구나. 정보산업이 이런 식으로 발전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5회말 구장 주인팀(홈 팀이라고 함)이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 아웃, 2루에 주자가 나가 있고 타석에는 왼손잡이 5번타자가 오른손잡이 투수를 상대로 원 스트라이크 투볼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TV는 자막을 통해 타자가 안타를 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확률이 23.7%라고 알려준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는 타석에 있는 선수가 안타를 쳐서 점수 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궁금할만도 한데 TV는 미리 알아서 이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그러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TV로 프로야구를 시청하는 것이 운동장에 직접 가서 관람하는 것 못지 않게 즐거운 일이 되는것이다. 야구를 흔히 기록의 경기라고 하지만 야구경기 기록을 정보로 저장하고 가공 해 두지 않으면 필요할 때 원하는 모습의 정보를 얻기 어려운 법이다. 미국 에서는 프로야구 경기 자체에서 얻는 입장료 수입보다 TV중계료, 야구경기장 내 광고, TV광고, 야구기사, 기념품 산업 등 야구관련 정보산업이 규모가 더 크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일면 놀라운 일로 보인다.

21세기는 정보화사회가 될 것이며 우리가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시대흐름에뒤떨어지고 국가도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듣고 있다. 그렇다면정보화사회가 무엇이고 정보산업은 무엇인가.

한 사회가 정보화사회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기준은 RITE(Research Institu te of Teleco-mmunication and E-conomics)에 의하면 첫째, 노동 인구중 50 % 이상이 정보산업에 종사할 것 둘째, 적령 인구의 50% 이상이 대학 교육 을 받고 있을 것 셋째, 개인소득은 4천불 이상이 되고 마지막으로 가정에서 수입의 35%이상을 정보비로 소비할 것 등을 꼽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정보화사회에 들어설 것이라고 1990 년 "정보화 사회와 이데올로기"라는 책에서 예측하였다.

여기에서 정보산업이란 무엇인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프로야구 자체 는 레저산업이라 불리며 정보산업의 범주에는 속하지 않을지 몰라도 프로야 구를 둘러싼 정보산업은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정보산업이란 간단히 말해서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정보를 원하는 시간에 공급해 주는 산업 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인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정보산업을 경영해 오고 있다고 생각된다. 교육, 출판업, 신문 방송업, 부동산 소개업 등 오래된 산업을 비롯하여 각종 생활정보지, 광고업, 정보통신산업, 컴퓨터산업 등 최근에 활성화되고 있는 매우 다양한 형태의 정보산업이 존재하고 있다. 정보산업은 이제 기존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도 적극 도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로스페로라는 거부는 미국 유수의 정보산업체인 EDS 소유자였다. 이 EDS라는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자동차 회사인 GM사의 정보화를 담당하였고 결국 GM사에 합병되었다. TV 방송국의 수입보다 TV가이드라는 TV 프로그램 안내잡지 발행사가 더 많은 수입을 올린다든지, 항공사의 경쟁력은 항공권 예약 시스템의 경쟁력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 증권전산 시스템이 고장나면 증권거래 자체가 마비되어 버리는 일 등은 정보산업의 중요성을 대변해 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