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멀티미디어PC의 보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멀티미디어 관련산업이 올해부터 상당한 수요증가가 기대돼 호황을 구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멀티PC의 기본구성품인 멀티카드 생산업체들은 오히려 곤란한 지경에처해있다는 소식이다. 멀티카드는 올해 1백만대 보급이 예상되고 있는 멀티PC 의 기본장착품이어서 이를 생산납품해온 업계는 연초만 해도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이같은 기대는 최근들어 대부분의 세트업체들이 멀티카드를 자체생산해 장착 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물거품이 돼 버릴 공산이 커졌다. 멀티카드업 계에서는 지금까지 납품했던 물량이 조만간 상당량 감소되거나 끊어질 사태 도 예상돼 멀티PC의 수요확대가 오히려 위기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산계획에 대해 멀티카드업계는 물론 부품업계에서도 이를 세트업계의 횡포 라고 비난하고 있다. 세트업계가 멀티카드를 자체생산하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즉 현재 수요가 커졌고 또 앞으로 MPEG카드등의 분야에서 수요가 크게확대될 전망이므로 자체적으로 생산, 확보하는 물량만 가지고도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세트업체들로서는 소요물량을 자체생산으로 충당하려는 것이 잘못으로 매도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세트업체들의 입장만을 강조 한 데 불과하다. 전자제품, 즉 세트는 수백개 내지는 수천개의 전자부품이 결합돼 완성된다. 세트업체들이 이 모든 부품을 자체생산해 조립할 수는 없다. 하부산업을 이루는 관련업체들과의 협조가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익성이 높고 이를 감당할만한 수요가 생기면 지금까지의 납품관례를 깨고 자체생산으로 돌리고 그렇지 않은 부품만 외부조달받는다는 것은 협조가 아니다. 세트업체들은 최근들어 협력업체들에 대한 태도를 협력적인 패턴으로 바꾸고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 협력업체의 육성을 도외시했던 결과, 기술과 가격면에서 경쟁력의 한계를 노출시킬 수 밖에 없었던 경험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
멀티카드는 기술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노동집약적이고 경험축적에 의해 경쟁 력이 생겨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세트메이커들은 노동집약적인 분야에 대해 협력업체에 관련산업을 이양하거나 동남아지역등 해외투자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따라서 멀티카드분야를 자체 생산해 조달받기 보다는 전문업체를 육성해 경쟁력을 갖추려는 전략적 사고가 요망되고 있다.
멀티카드생산업체들 중에는 현재 세계제일의 기술선진국을 자처하는 일본에 일정물량을 몇년전부터 소규모나마 수출하고 있어 국내 멀티카드산업은 일정 기간 성장세를 지속한다면 기술과 가격면에서 상당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려면 국내에서 보다 안정적인 물량공급을 확보해야만 가능함은 물론이다.
멀티카드업계는 현재 세트메이커들이 멀티카드를 자체생산 조달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국내 OEM물량이 끊길 것을 우려한 나머지 수출선 개척및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일반판매 모색등 자구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은 단기간에 대단위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고 일반판매 또한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단품을 개별적으로 구입하기 보다는 완제품 형태의 멀티PC 구입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어 이같은 대책의효력은 신통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세트메이커들의 멀티카드 자체조달은 우리 멀티카드 산업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세트메이커들의 보다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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