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입학 선물 특수를 잡아라". 가전업체는 물론 오디오.컴퓨터.게임기.시 계.통신기기업체등 주요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이 이달부터 3월초까지 이어지 는 졸업.입학 특수에 한껏 부풀어 있다. 초.중.고.대학의 졸업이 이번주부터 말일까지 열리고 곧바로 입학이 이어져 앞으로 한달여의 기간동안 이를 축하 하기위한 선물 구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치원에서 대학에 이르기까지 올해 졸업.입학하는 학생들은 줄잡아 3백50만 명. 이들을 위해 지출될 선물구입액도 사상최대 규모인 3천5백억원에 달할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졸업.입학생들의 전자제품 선호도가 50%에 육박하고 이들이 원하는 제품의 평균 구매 단가가 10만원을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졸업입학 시즌 동안 전자부문 특수도 최소한 1천7백억원을 넘어설것으로 보인다.
60년대 만년필등 필기도구와 시계, 의류가 주종을 이루던 졸업.입학선물은교복자율화와 생활형편 향상으로 70년대 후반부터 다양화, 고가화되기 시작했다. 최근들어서는 졸업.입학 선물에 승용차까지 등장하는등 대학 입학생에 대한 선물의 경우 1백만~2백만원대를 호가하는등 고가제품선물 비중이 점차 높아가고 있는 실정.
전자제품의 경우 80년대초까지만해도 전자시계, 카세트라디오등이 졸업.입학 선물용으로 상당한 인기를 모았었다. 이후 휴대형카세트, 카메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수요를 주도했으나 90년대 진입 이전까지는 다양성면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이같은 상황은 급박하게 변화돼 휴대형카세트와 카메라 외에 오디오, 컴퓨터, 게임기, 통신기기, 전자수첩,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수요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
전자제품이 졸업.입학 선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확대될 수 있었던것은 제품의 다양성 뿐아니라 전자산업 발전에 따른 가격하락과 상대적인 소득 수준 향상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지출할수 있는 돈의 규모가 커진 반면이 규모에 해당하는 가격대의 제품이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의 대표적 제품은 오디오와 개인용 PC. 92년부터 저가에 소형 고 기능 제품인 미니컴포넌트의 출시가 확대되면서 중.고.대학 졸업및 입학생등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선호받고 있다. 또 중급오디오인 뮤직센터의 가격도 그게 떨어져 미니컴포넌트 수준에 근접, 지난해부터 선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소득수준 향상과 함께 급격히 다가온 컴퓨터 문화의 확산은 2백만원대 제품 인 개인용PC도 주요 졸업.입학선물로 부각시켜 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성큼 다가온 멀티미디어 시대는 개인용PC를 멀디미디어PC로 몰고가 그동안 보급돼 온 286, 386PC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졸업.입학시즌에 자녀 들의 PC를 멀티미디어PC로 대체시켜 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돼 졸업.입학시즌 중에 가장 신장폭이 큰 품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학습용 필수 장비화하고 있는 TVCR와 취미생활을 위한 캠코더, 전자키보드등도 구매 가능성이 높은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또 지난해 여름 기승을 부렸던 무더위의 영향으로 중.고등학교 진학생을 위한 에어컨 구매도 예약구매 형태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선물 군은 비교적 고가 제품들로 PC가 1백50만~2백50만원대로 가장 높고 캠코더와 LDP가 50만~90만원대, 오디오가 30만~70만원대, TVCR와 전자키 보드가 20만~50만원대 등이다.
그러나 이들 고가제품들은 최근들어 부각되고 있는 제품일 뿐 아직까지 10만 원대 전후인 시계, 이안카메라, 무선호출기, 휴대형 카세트, 휴대형 게임기, 게임기용 팩, 전자수첩등이 선물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시계는패션화를 통해 신세대에 어필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요를 확보해 나가고 있으며10만원 미만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무선호출기도 최근 세태 변화와 함께각광받는 선물로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가제품들의 수요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수요의 대부분이 형편에 맞고 선물의 의미를 되살릴 수 있는 상징적인 제품에서 그다지 벗어나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물구매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고 비교적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대단위 전문상가에 자녀들과 동반 쇼핑에 나서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아예 10만원 내외의 선물 구매비용을 주고 자녀들이 직접 선물을 선택하도록 하는 경우도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볼때 전반적으로 학습능력을 배양할 수 있거나 생필품화돼 있는 품목 들의 선호도가 높아 이들 품목의 구매가 전체의 80~9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 졸업.입학 선물의 가장 큰 특징은 학급별로 수요품목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물론 휴대형 카세트, 시계, 카메라등은 전학급에 고르게 수용되는 선물로 꼽힌다. 그러나 게임기는 국민학교 입학, 컴퓨터와 TVCR는 중.고등학교 졸업.입학, 컴퓨터.오디오.전자키보드의 경우 대학 입학생용선 물로 부각되고 있다.
이같은 졸업.입학 특수를 겨냥한 제조업체와 유통점들의 판촉 활동은 설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졸업.입학 선물 수요확보를 위한 가장활동적인 판촉활동을 펴고 있는 부문은 시계. 1월말을 전후해 대부분의 업체 들이 홍보전에 나섰으며 일부 업체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한 달력을 사은품으로 제공하고 스키캠프 초대등의 부대 행사를 마련해 고객 끌어모으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가전 3사의 경우 TVCR, 캠코더, 카세트, 오디오, 컴퓨터등의 전략 모델 홍보 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의 대리점들도 현수막이나 포스터등을 내붙여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오디오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관심을 끌고있는 초소형 오디오 마이크로컴포넌트를 중심으로 수요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컴퓨터 업체들도 연중 최대 성수기인 겨울 방학 수요공략 정책과 연계해 졸업입학 특수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오디오 업체들은 이번 졸업.입학시즌이 지난해부터 계속된 판매 부진을 타개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3월 2개월동안 1월보다 40~50% 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백화점 전자제품 매장에서도 2월들어 졸업.입학 수요 확보에 나섰으며 용산전자상가등 전문상가에서는 이미 지난 1월 중순부터 수요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졸업.입학시즌 동안 선물로 줄 전자 제품을 획기적으로 싸게 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전제품의 가격할인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주요 백화점이 연초에 세일을 실시, 소비자 권장가격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고 오디오업체 들도 지난해 연말 일제히 세일을 끝내 이 기간중에 별다른 가격적인 이점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계나 카메라 역시 부대 사은품 정도의 이득외에는 가격면에서 별다른 이득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출고가의 5~10%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전문 도매상가나 연금매장등 을 활용할 경우 소비자가격의 10~15%까지 싸게 살 수도 있다. 또 오디오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불황의 여파로 대리점에 따라 이전 세일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이 있어 30% 정도 싸게 살 수 있기도 하다. 이밖에 런닝 모델에서 제외된 등급품이나 재고모델 판매처를 이용할 경우 일부 가전제품 의 경우 소비자가격의 50%선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과소비를 줄이자는 국민적인 여론을 감안, 격에 맞지 않은 과도한 선물을 자제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국민학생에게 오디오나 TVCR, 전자악기, CD카세트등을 선물하거나 중.고등학교 졸업.입학생들에게 학습과 관련없는 고가제품을 선물하는 것은 지나친 낭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졸업.입학선물은 받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을 전달해 선물 주는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자하는 선물 본연의 의미를 벗어나지 않아야하기 때문이다. <박 주 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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