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세트.부품업계 "변화의 강풍" 엄습 (상)

정치권으로부터 촉발된 세계화의 거센 바람이 최근에는 대기업에서부터 중소 기업에까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제조업체의 대표주자인 LG전자.삼성전자.현대전자.대우전자등 종합전자 4사가 세계화 추진을 위한 세부정책으로 협력업체운영과 관련한 세부방침을 제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삼성의 발표를 시작으로 촉발된 종합전자 4사의 변화된 협력업체운영정책 일반과 그로인한 향후 파장을 2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가 구랍 27일 쉐라톤워커힐에서 협력업체사장단 5백여명을 대상으로 발표한 "21세기 협력업체운영정책"은 국내외 업계의 관심을끌기에 충분했다.

방만했던 이제까지 협력업체에 대한 정책을 전면 재수정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였고 일부내용에서는 유권해석의 차이는 있으나 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위반의 소지마저 발견되고 있다.

전자부품 등 협력업체들이 긴장하거나 반발하기에 충분한 내용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모기업"이란 표현마저도 거부하고 있는데서 볼 수 있듯이 전자4사의 입장은 의외로 강경해 세트업체와 협력업체간의 새로운 관계정립은 필연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정책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세부정책수립 단계에 있는 LG전자와 대우전자의 협력업체정책은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당근과 채찍"으로 모아진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중 삼성전자의 정책은 채찍의 의미가 다소 강하다.

삼성전자는공개와 공정의 룰을 바탕으로 해마다 협력사의 10%를 우량신규 협력사와 교체하기로 했으며 납품사 선정기준은 기술.품질.단가.납기등 4가지다. 또한 협력업체를 *LCD등 기술집약적 업종 *사출.금형등 중점관리업종 스위치.모터 등 일반관리업종 *콘덴서.저항기를 비롯한 시장관리업종등 4개군 으로 분류하고 이중 일반관리업종과 시장관리업종은 부분적 또는 전면적으로자유경쟁을 시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있다.

"삼성전자와 기본맥락은 같다"고 말하는 LG전자의 정책은 당근의 의미가 강하나 이면에 매서운 채찍이 도사리고 있다.

구매부분을 취약분야로 지정하고 혁신프로젝트를 준비중인 LG전자는 사고방식의 전면적 전환과 이에따른 세부정책을 마련, 일부 시행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협력업체를 자생력을 갖춘 우수업체.중점지원대상업체.현상유지업 체.정리대상업체로 분류하고 품질.가격.경영능력을 포괄한 평가기준을 마련중인데 올해 시험적용후 내년부터는 예외없이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LG전자는 이중 중점지원대상업체와 현상유지업체에 대해서는 현장지원컨설팅 등 강력한 지원을 통해 국제수준의 협력업체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며 정리대 상업체는 정량평가(품질 등)과 정성평가(경영자의 자세) 등을 통해 과감히 정리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현대전자도 최근 마련한 "95년 협력회사육성지원방안"에서 최대한의지원과 과감한 정리를 표명하고 있으며 대우전자도 그룹인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협력회사운영정책을 전면개선하겠다고 외치고 있다.

이같은 전자4사의 협력회사운영정책에서는 몇가지 특이한 점이 엿보이며 이점으로 인해 매우 과감하고 바람직하기까지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이같은 구상은 전자 4사의 세계화정책실현과 맥을 같이 하고있다.

세계화도약을위해서는 조그마한 부품업체에서부터 자체생산판매라인까지 시스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기본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들의 국제경쟁력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자4사의 자체 평가다. 이같은 측면에서 당근과 채찍을 무기로한 새로운 협력회사운영정책이 제시되 고 있으며 이의 세부시행과정에서 다소간의 하도급거래공정에 관한 법률위반 도 무시하겠다(?)는 의지까지 엿보인다.

지금까지는 전자 4사들의 협력회사 육성.지원정책이 단순히 의지표명이나 구두통보에 그쳐왔으나 앞으로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동반자관계를 모색하겠다는 것이 또 하나의 특색이다.

협력업체 현장지도팀을 통한 품질관리능력제고를 비롯해 협력회사와의 자동 발주시스템 및 전용VAN설치를 통해 설비자금지원확대, 협력업체중간관리자에대한 전문기술 및 경영교육등을 실시함으로써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협력업체 의 경쟁력제고를 이끌어나가겠으며 이의 실시는 강력히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협력회사와 세트업체의 공생관계는 지금까지 혈연.지연.학연등 구태의 연한 인맥에 의해 비롯된 것이 많았으나 앞으로는 기술.품질.가격.납기등 4개원칙에 따라 공존여부가 결정된다는 의지를 보이고있다.

공존이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것은 이제 협력업체 스스로 해결해야할 일이라는 게 전자4사의 협력업체운영정책의 근간이다. <조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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