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시험방송에 들어간 케이블TV 시범방송 미흡

"시험방송에는 성공했으나 시범방송으로는 미흡했다."이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케이블TV 시험방송을 지켜본 업계관계자들이 내린 공통된 결론이다.

지난 5일 오전 10시 20개 프로그램 공급업체(PP)는 서울 종로 중구를 비롯해 전국 31개 지역방송국(SO)에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31개 SO는 컨버터가 설치된 9천6백여 가구에 일제히 방송을 내보냈다.

따라서 애초에 공보처 및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가 계획한대로 10만여 가구가 연결돼 "시범방송을 겸한 시험방송"이 되지는 못하고, 기기성능 및 신호송출 시험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시험방송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은 현재 방송되고 있는 케이블TV의 프로그램 내용과 분배망 및전송망 구축실태 그리고 댁내수신설비 상황 등을 종합해볼 때 확연히 드러난다. 현재 21개 PP들중 내달 중순경 송출장비를 갖출 예정인 제일방송(FBS)을 제외한 20개 PP가 적게는 1일 1시간40분에서(연합TV뉴스) 많게는 12시간까지 (매일경제TV)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있다. 그러나 연합TV뉴스의 경우 컬러바 색상조정화면 와 음악 및 자막방송을 내보내는 테스트패턴의 방송을 실시하고 있고, 다른 PP사들도 일정시간을 테스트패턴으로 신호를 송출하고 있다.

20개 PP는 현재 매일 1백31시간15분의 시험방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중 본 방송 시간이 50시간50분이고 재방송이 26시간, 테스트패턴 시간이 54시간25 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본방 및 재방시간을 더해 1개 PP사가 하루평균 3.8시간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셈이다.

프로그램 분배망의 경우 한국통신은 매일경제TV를 비롯, 11개 PP의 프로그램 을 25개 SO와 연결하여 신호를 송출하고 있고, 한국전력은 연합TV뉴스를 비롯 9개 PP(제일방송 제외)의 프로그램을 10개 SO에 내보내고 있다. 그러나2 0개 채널의 프로그램을 모두 공급받을 수 있는 SO는 현재 서울 종로 중구를 비롯해 서초구 강서구 수원 등 4개 SO에 불과하고 나머지 27개 SO는 9개혹은 11개 PP의 방송프로그램을 분배받고 있는 실정이다.

5일 현재 전송망구축 현황은 한국통신이 25개 SO에 7만여 가구, 한국전력이5 천여 가구 등 총 7만7천8백여 가구이고, 가입자가 시청가능한 가입자수신설 비는 한국통신이 8천6백여 가구, 한국전력이 1천여 가구 등 9천6백25가구에 불과하다. 이같은 분배망과 전송망설비 구축부진 현상은 전적으로 전송망 사업자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전송망사업자들은 그동안 수차례 에 걸쳐 공보처와 협회에서 열린 관계자 연석회의에서 한국통신은 1개 SO당2 천~5천가구 등 6만9천가입자에게 연결하며, 한국전력은 SO당 1백가구씩 3천3 백여 가구를 개통시키겠다고 누차 약속해왔다.

따라서 시험방송이 개국된 현재까지 약속된 10만여 가구의 10%에도 못미치는 9천여 가구만 케이블TV를 시청할 수 있다는 것은 중대한 약속위반으로 앞으로 밀어닥칠 가입자들의 폭발적인 가입신청시 전송망사업자가 이를 모두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 된다는 것이 SO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PP사들 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PP사들은 그동안 연석회의에서 최소한 10만가구가 시청할 수 있도록 가입자가 연결돼야 시험방송에서부터 좋은 프로그램을 많은시간동안 방송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각 부문별로 대부분 복수사업자로 선정된 각 PP들은 나름대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좋은 프로를 방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프로 그램을 편성해 놓고 있다.

특히 유료채널인 캐치원의 경우 이달 한달동안 "인도차이나" "깊고 푸른 밤" "씨받이" "졸업" 등 유명 영화를 내보낼 계획으로 있고, 같은 영화채널인대 우시네마네트워크도 "바톤핑크" "영웅연가"등을 방영할 계획이다. 교양채널 인 Q채널은 "최후의 원시림" "세계의 교육, 그 현장에 가다" 등을 편성해놓았고 센추리TV는 "한국의 자연" "세계의 비경을 찾아서" 등을 내보낼 예정 이다. 또 오락채널인 현대방송은 개국특집 프로그램인 "이것이 케이블TV다"와 중국 대하드라마 "삼국지"를 방송할 계획이고, 여성채널인 동아텔레비전은 "화제 의 여성" "바꿔봅시다"를, 같은 여성채널인 GTV는 "이상구 박사의 위마이야기 "칵테일사랑" 등을 준비해 놓고 있다.

따라서 일부 PP사에서는 지금과 같은 적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좋은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내보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히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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