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전자금속, 실트론에 인수-웨이퍼사업포기 배경

후발 실리콘웨이퍼업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온 동양전자금속의 운명이 거의 "실트론에 인수"되는 것으로 결정된듯 하다.

동양전자금속의 모기업인 동양철관은 지난 93년 하반기부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 회사의 인수업체를 물색해왔으며 이에따라 내로라하는 반도체관련업 체와 전자업체는 물론 덕산을 비롯한 비전자 업체까지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실트론과 포스코휼스등 기존웨이퍼업체들은 신규투자에 따른 시간적 손실을 줄이면서 공장을 확대한다는 차원에서 동사의 인수를 검토했고 반도체3사중 유일하게 계열사로 실리콘웨이퍼생산업체를 두지않은 현대전자는 핵심주재료 의 안정적인 공급선을 전략적으로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동양전자금속의 인수 를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현대전자와 포스코휼스등 반도체관련업체들은 동공 장에 대한 평가결과 공장가치가 "과대평가(Overvalue)"돼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발을 뺐으며 최종적으로 실트론과 덕산그룹등 몇몇 업체가 경합을 벌였던것으로 알려졌다. 덕산그룹은 사업다각화및 유망사업육성차원에서 반도체소 재사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아래 마지막까지 인수에 미련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밀고 당기는 공방전끝에 결국은 실트론에 주도권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물론 아직 실트론이 동양전자금속을 인수한 것은 아니며 이와관련해 어떠한 공식적인 태도표명도 취해진 바는 없다.

그러나 통념적으로 미루어 볼 때 특정업체에 공장을 통째로 임대해주고 인력 까지 대부분 넘겨준다는 것은 매각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트론은 지난해 11월 동양전자금속의 이천실리콘웨이퍼공장및 시설을 "임차 "해 들어갔고 기술인력을 중심으로 한 관련인력도 대부분 "인수"받아 조업을 하고 있다. 동공장의 이름도 "실트론 이천공장"으로 바꾸고 현재 수출용 테스트 웨이퍼를 중심으로한 제품의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실트론과 동양전자금속간 인수문제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공장임대"라는 기형적인 중간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었던데 대해 "일단 은 인수평가액에서 큰 시각차가 있을 것이며 또한 동양전자금속이 본업인 실 리콘웨이퍼사업외에 "부업"으로 해온 LED등 화합물반도체사업에 대해 미련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대부분의 업계관계자들이 오는 3월까지는 인수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화합물 사업부문도 다른 업체에 매각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도체재료업계관계자들은 "과거 코실이 실트론에 넘어간데 이어 이번에 다시 후발주자인 동양전자금속이 실트론에 인수될 운명에 처한 것은 투자리스 크가 큰 반도체재료사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런 저런"관계로 확실하게 "밀어주는" 반도체소자업체를 끼지않고독자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입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양전자금속은 출범당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일단은 일본의 경우처럼 철강업체가 사업다각화및 미래산업육성차원에서 반도체의 핵심재료인 실리콘웨 이퍼사업에 참여했다는 점과 사업추진이 급속도로 진전됐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회사는 나름대로 안정성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의 기술제휴선인 세미콘 나가노사 SNC 와 장기간 OEM공급계약을 맺었었다. 초기에 수익은 적더라도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영업비용을 줄임으로써 자리를 굳힌뒤 내수시장에도 들어올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본반도체시장의 침체와 이에따른 협력선의 부도는 이회사에 걷잡을수 없는 혼란을 가져다주었으며 가동초기부터 극심한 어려움을 겪게 했던 것이다.이회사는 SNC와의 OEM독점공급계약을 파기하고 국내웨이퍼업체와 연계 해 재생물량을 위탁처리하고 테스트웨이퍼를 공급하는등 자구책마련에 안간힘을 썼으나 대세를 추스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한 동양이 처음부터 OEM에만 의존한다는 낙관적인 전략을 세웠고 웨이퍼업 체로서 성장하는데 필수적인 잉고(ingot)성장시설을 갖추지 못했던 점도 치명적인 약점이자 인수가 지연되고 있는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다. 어쨌든 이같은 "전혀 예기치 못했던 변수로 인한 사업의 실패"는 반도체산업과 관련된어느 업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심정인것 같다. <이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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