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혁기 맞는 가전업계(1);국제경쟁시대 대응전략

가전업계는 지금 변혁기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가전산업은 앞을 내다보며 쾌속성장에 주력해 왔다면 이제는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에 편승해 새롭게 변신해야 하는 세계화의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대대적인 해외투자,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첨단제품, 가격인하 경쟁, 가전 제품의 손해배상제 적용, 현금환불제 도입. 지난 한해동안 가전업체들의 다양한 움직임은 가전업계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그동안의 구태의연한 사업추진으로는 국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전업계의 전문가들이 아니더라도 가전산업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올해 가전업계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까. 누구도 명쾌하게 답하기 어려운 물음이다. 가전업계의 현실인식이나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전업계에 있어 새해는 그동안 비밀리에 추진되어 오던 대북투자계획이 첫 성사되고 정부의 세계화 추진에 힘입어 미지의 시장이 개척되는 중요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는 해외시장개척분야에서 어느 해보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연초부터 가전업체 사장을 비롯해 중역들이 대북투자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방북을 서두르고 있어 풍성한 수확이 기대되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세계화를 견인할 방침으로 있어 가전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말부터 여기저기에서 갖가지 징후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미주.유럽.아시아 시장개척에 주력해오던 가전업체들이 오지나다름없는 이스라엘.중동.아프리카.남미지역 개척을 위해 시장정황에 밝은 전문가를 파견, 법인설립을 포함한 거래선 물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주력하지 않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유하겠다는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 못지않게 수출구조 개편도 올해 주목할 분야중 하나다. 삼성전자 금성사 대우전자 등 가전3 사는 물론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수출에 전념해 오던 중소가전업체 들까지 자가브랜드 위주의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남의 이름이라도 좋다"는 식의 수출로는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국제 적 브랜드이미지가 약한 전자업체들이 수출물량 전체를 자가브랜드로 수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허울좋은 OEM수출보다는 내실있는 자가브랜드 수출에 주력키로 한 전자업체들의 수출전략은 올해의 확실한 변화임에 분명하다.

올해 가전업계는 "기술선진화"를 다지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들어선진국의 환경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가전업체들의 환경 개념을 적용한 신제품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실버산업의 붐을 타고 노년 층을 겨냥한 실버제품도 대거 등장할 조짐이다. 가전3사가 그동안 중소기업 위주로 추진되던 건강기기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 한다. 또한 본격적인 지방화시대를 맞아 가전업체들의 지방공장 설립도 올해의 뚜렷한 변화이다. 삼성전자가 수원의 복합공장을 구미 광주등으로 부분적으로이전할 계획을 추진하거나 대우전자가 광주공장에 수출용 가전전문 공장설립 을 추진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특히 경영조직을 세계화 지향형으로 바꾸는 작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를위해서 능력있는 인사를 발탁하는 인사제도 도입과 함게 여성전문인력의 대거 채용, 조직을 젊고 싱싱하게 가꾸는 노력이 배가될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나타난 가격파괴 선풍이 비용파괴로 이어져 업체마다 원가혁신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올 것이다.

올해 가전업계를 풍미할 주요 신경향을 선별, 차례로 점검해본다.

<금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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