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4 전자산업 총결산(11);반도체

올해 국내 반도체산업은 메모리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양적 확대가 지속됐다. 이와함께 비메모리 제품개발을 위한 기술인력 양성과 반도체 장비 의 국산화가 본격 시작되는등 "인프라" 구축이 시작돼 반도체산업 구조고도 화의 터전을 마련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손꼽힌다.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메이커로 부상한데다 현대전자.금성일렉트론등도 세계 10위권내의 메모리업체로 성장, 국내 메모리 반도체업계가 세계시장의 선두주자로 급부상한 것도 큰 수확이 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 김광호)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업체들의 조립.검사를 제외한 일관가공 반도체 판매액은 총 68억3천9백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3%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판매액은 총 59억9천6백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0%가 늘었다. 이중 4MD램.16MD램은 총 49억2백70만달러로 전년대비 90%의 고성장세를 보였으며 전체 반도체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1.7%로 93년의 62.5%에서 9.2%포인트 늘어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내 반도체판매는 일관공정의 경우 총 85억달러, 수출은 76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중 D램은 생산이 65억달러, 수출이 60억 달러를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조립부문도 올해말까지 총 4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이 부문을합칠 경우 반도체 판매 총액은 1백25억달러에 달하고 이중 1백16억달러가 수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는 4MD D램이 초강세를 보인 가운데 16MD램으로의 전환을 위한 업체의 대대적인 투자가 시작된 점도 괄목할만하다. 현대전자의 E3공장을 필두로 삼성전자.금성일렉트론이 잇따라 16MD램 생산을 위한 신규공장 설립과 기존 4M D램 공장의 시설보강에 나서 내년도부터 본격화될 16MD램 시대를 대비한 체제정비에 막바지 노력을 쏟았다.

메모리 기술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처음으로 2백56MD램의 기술개발에 성공, 메모리 부문에서의 기술우위를 입증했다. 2백56MD램 개발은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국인 일본보다도 4개월에서 1년까지 앞선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기술개발 속도가 기존 제품의 판매를 좌우한다는 시장생리로 보아 2백56MD램의 세계 최초 개발은 국내 메모리업계의 지속적인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함께 94년은 정부와 국내 주요반도체업체가 함께 "차세대반도체개발 사업 에 나선 원년이기도 했다. 오는 97년말까지 계속될 이번 사업에서는 정부 출연금 9백14억원, 기업부담금 1천40억원등 총 1천9백54억원이 투입돼 고밀 도 반도체 생산을 위한 단위공정기술을 비롯해 재료.장비기술등을 개발하게 된다. 또한 올해에 반도체장비 생산을 위한 중기거점 사업이 확정돼 내년부터 본격 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장비국산화의 터전이 마련됐다. 장치산업인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장비 국산화에 대한 요구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으며 내년 1월1일부터 반도체 장비 국산화를 위한 중기거점 기술개발사업이 진행됨으로 써 결실을 맺게됐다. 내년에는 이 사업에 약 40여억원이 투입될 방침이다.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인텔의 "펜티엄" 마이크로프로세서 결함 파문이 하반기 국내 컴퓨터업계에 파장을 몰고왔다. 또한 국내 주요 연구기관과 업체가 공동으로 펜티엄호환칩 기술개발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올해였다.

이와함께 멀티미디어시대가 본격 다가옴에따라 디지털 신호와 아날로그 신호 를 처리하는 디지털시그널프로세서(DSP)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점도 주요 특징중의 하나다.

비메모리 산업 육성을 위해 민관이 공감대를 형성, 내년부터 반도체 설계 전문 기술인력 양성에 공동으로 나서게된 것도 큰 수확이다. 반도체설계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초기 정부지원금 20여억원을 이미 확보해놓고 있는 상태로 내년부터 사업시행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특히 국내 반도체설계 기술 부족을 해소하기위해 국가경쟁력강화 민간위원회 주도로 마련한 "반도체설계 콘테스트"도 올해부터 시작돼 비메모리 사업 육성의지를 엿보게 했다.

이와함께 현대전자가 미AT&T-GIS사의 MPD사업부를 3억5천만달러에 인수, 그동안 메모리 위주로 성장한데서 탈피해 비메모리 사업 육성을 통해 세계적인 반도체메이커로 부상할 수 있는 터전을 닦은 것도 올해말경 일어난 반도체업계의 핫이슈중의 하나였다. <이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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