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회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폴스토리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기업의 총수로서 금세기말 최고의 부와 명예를 얻은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William He-nry Gates)회장이 내달 5일 한국 을 방문한다. 88년 10월이후 6년만에 이뤄지는 이번 방문은 특히 그에게 붙어다니는 엄청난 수식어 만큼이나 국내업계와 사용자, 그리고 그 자신에게뜻깊은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39세의 빌 게이츠회장이 건설한 마이크로소 프트왕국의 역사와 현주소,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그의 면모와 추구하는사업방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2박3일간 체류하게 될 빌 게이츠회장의 일정은 국가원수를 제외하고 이제까지 한국을 방문한 그어떤 유명인사보다 화려하고 빠뜻하게 채워져 있다.

이 기간중 그의 주요일정을 보면 이틀째인 6일에 이건희 삼성회장 및 삼성그 룹사장단과 오찬, 포항제철본사 방문 등이 잡혀져 있다. 7일 오전에는 체신 부장관 및 청와대 예방이 잇따라 이어져 있고 오후에 럭키금성그룹 방문등이 짜여져 있다.

그는 또 체류기간중 힐튼호텔에서의 대규모 조찬모임(전자신문 주최)을 비롯6회나 되는 강연회와 조찬행사 및 세미나에 참석, 미래컴퓨터환경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불과 6년전 방한때만 해도 청소년대상의 강연회연사로 나서는 수준에 머물렀던 그가 이처럼 환대받게 된 저력은 어디에 있는가. 우선 그가 20년전 약관 의 나이로 기초를 다진 소프트웨어왕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역사를 더듬어보자. 표 는 최근 10년간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 및 순익추이를 보여준다.

이기간동안 마이크로소프트는 연평균 42.4%라는 놀라운 매출신장률과 50% 에 육박하는 순익중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에 대한 연평균 순익률도 23 %를 넘어서고 있는 등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세계 기업 역사상 유례없는 초우 량기업으로 성장해온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왈라스와 짐 에릭슨 기자가 92년 공동집필한 "하드드라이브-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왕국건설"이라는 출판전기에서 지난 86년 마이크로소프 트 주식공개 때 1천달러를 투자한 사람이 92년 3만달러를 벌었다고 적고 있는 것으로 이 회사의 초고속성장을 표현하고 있다.

초우량기업적인 면모는 같은 시대 미국을 대표하는 다른 기업사례와 비교해 보면 보다 극명해진다.

91년 IBM과 로터스등 성장가도를 달리던 기업들이 누적적자로 대규모 종업원 해고사태에 직면해 있을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1주일 평균 70명씩이나 되는신입사원을 채용해 화제가 됐었다.

92년말 마이크로소프트는 주식시장가치에서 미국 북서부 최대기업인 보잉사 를 따라 잡았다. 또 자산평가액에서도 2백90억달러를 돌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제너럴모터스조차 따라잡고 말았다.

이같은 초고속성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직원들에게도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었다. 약 1천2백만주의 마이크로소프트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빌 게이츠회장 은 94년 포브스지에 의해 이미 미국최대의 갑부자리를 거머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 전수석부사장과 스티브 발머 수석부회장등 3명이91 년이후 미증권거래위원회의 억만장자 리스트에 올라 있다. 이와함께 20여명 의 마이크로소프트 간부들이 천만장자의 리스트에 들어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미국 북서부 최대 도시 시애틀에서 자동차로 20분거리에 있는 레드먼드시에 소재하고 있다. 약 2백60개업체가 들어서 있는 거대한 평원 위에 24개동의 건물로 구성돼 있으며 그 시설과 외관적 규모, 형태 는 유수한 종합대학의 규모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곳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사무실(작업장)은 1인1실 형태로서 24시간 개방돼 있다. 각종 최첨단연구시설과 장비가 동마다 들어차 있다. 또 여러 면의 축구장 야외 수영장, 농구장등 대규모 레저시설은 물론 각종편의 시설이 모두갖춰져 있다. 기업환경, 생활주거환경, 연구환경 등 3위1체 환경이 완벽하게 구비돼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75년 뉴멕시코주 알바쿼크시에서 빌 게이츠와 그의 고교 선배이자 친구인 폴 앨런이 6대4의 지분계약을 토대로 설립됐다.

매출액이 1백만달러에 육박했던 78년 마이크로소프트는 본사를 시애틀로 옮겼다. 현재의 레드먼드시 원 마이크로소프트웨이가에 자리를 잡은 것은 86년 종업원이 1천2백명으로 증가한 이후였다.

빌 게이츠가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한 이후 내놓은 최초의 상업용제품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알테어용" 베이식을 기초로 한 "애플"용 베이식이었다.

이후 81년 시애틀컴퓨터사로부터 "86-도스"의 소스코드를 사들여 IBM-PC용"M S-DOS"를 개발해 냄으로써 오늘의 기업적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이어 서 85년 "윈도즈"를 발표했고 87년에는 스프레드시트 "엑셀"을 비롯, IBM과 공동으로 "OS/2 1.0"운용체계를 개발, 발표했다. 90년에는 누적판매량1억개돌파의 견인차인 "MS-DOS 5"와 워드프로세서 "워드"를 각각 내놓았다.

91년에는 업계와 사용자들에게 미래 컴퓨터환경이 윈도즈 중심으로 진행된다 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준 "윈도즈3.1"을 발표했다. 93년에는 데스크톱 컴퓨터시장에 이어 네트워크 기반의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터 시장월 지배하려는 야심아래 개발한 32비트 운용체계 "윈도즈NT"를 내놓았다.

95년에는 데스크환경을 32비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새로 개발한 차세 대윈도즈운용체계 "윈도즈95"를 발표할 예정이다.

2000년대를 바라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야망은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네트워크의 업계표준을 장악, 명실상부하게 세계 컴퓨터환경을 지배하는 일이다. "마블"이라는 이름으로 진행중인 이 프로젝트는 올 가을 라스베이거스컴덱스쇼에서 그 윤곽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마블"프로젝트는 "윈도즈95"에 네트워크 접속기능을 기본 내장시켜 사용자 가 단한번의 마우스 클릭으로도 인터네트 등 전세계 통신망과 접속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PC를 통해 전세계의 각종 정보를 검색 하고 쇼핑.영화.교육.금융 등 분야에 걸쳐 종합 온라인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이미 1억개이상의 도스, 5천만개 가까운 윈도즈 사용자들 보유하고 있는 마 이크로소프트로서는 이들 사용자들이 곧바로 "윈도즈95"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므로 이 사업은 이미 절반이상의 성공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수십개의인공위성을 띄워 "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라는 세계적 초고속정보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것도 이 사업의 연장선이다.

국내에서 빌 게이츠회장의 개인적 신상은 기업경영의 총수로서 보다는 소프 트웨어개발자로서 더 잘 알려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흔히 그는 언론등에 의해 "기발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백만장자가 된 인물"의 상징으로 표현돼 왔다. 그러나 그의 천재성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서라기보다는 기업경영 의 측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미래의 컴퓨터기술발전 방향과 사용환경을 꿰뚫어보는 직관력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카리스마적 경영철학과 경쟁회사들과 과감한 정면 돌파 승부수 등이 바로 그것이다. 80년대말 기업 사활의 고리가 됐던 "OS/2"에 대한 제품전략 결정과정에서 그와 마이크로소프트를 키워준 IBM에 과감히 등을 돌려버린 것역시 빼놓을 수 없는 승부수로 기록되고 있다.

또 오늘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있기까지의 배경으로는 수많은 회사들에 대한 기업합병과 제품의 소스코드 판권인수 사실들을 빼놓을 수 없다. "MS-DOS"" 워드" "제닉스" "메일" "웍스" "퀴큰"등 제품들이 모두 기업합병이나 판권인 수에 의해 마이크로소프트패밀리화 된 것들이다. 빌 게이츠는 기업합병과같 은 사업의 결정에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것이다.

빌 게이츠의 부친은 2차대전 참전경험을 가진 평범한 변호사였지만 그의 외 증조부는 미국서부지역에서 내로라는 하는 은행가였다. 평론가들은 컴퓨터환경에 대한 탁월한 식견에 이같은 혈통적 유산이 가미됨으로써 바로 오늘날빌게이츠 신화를 낳게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빌 게이츠회장은 이번 방한기간 동안에 있을 여러번의 강연을 통해 그의 진면목을 한국의 기업관계자, 개발자, 사용자들에 펼쳐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방한 기간중 첫 강연이 될 6일 조찬모임에 국내 관계자들의 시선 이 쏠리고 있다. 국내 기업의 정보관리자(CIO), 기획관리자(MIS매니저), 개발자등 모두 6백명이 참석하게 될 이 조찬모임에서 빌 게이츠 회장은 "정보 관리자의 역할과 미래정보혁명"이라는 주제로 1시간동안 강연할 예정이다.

<서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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