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는 정보사회의 도래를 선도하는 핵심기기일 뿐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국가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컴퓨터의 주기능인 기억.연산등 중앙처리부분을 맡고있는 것으로 주기판 Mother Board)이 있다. 요컨대 주기판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컴퓨터산업 의 발전기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내 주기판산업이 현재 위기국면을 다시 맞고있다. 국내 주기판산업 은 대만산제품의 국내유입 급증으로 국내업체의 도산사태가 발생하자 산업피해 구제대상품목으로 선정돼 정부는 92년 5월 수입품에 대해 긴급조정관세를 부과했다. 조정관세 부과이후 국내 주기판시장에서 수입품은 감소하고 국산제품은 생산 활기를 보여 국내 주기판산업은 극적으로 소생해갔다. 그러나 94년들어 조정 관세가 인하되면서 수입이 재차 급증해 국내업체들의 생산은 위축됐고 더구나 내년부터는 조정관세 부과가 폐지될 예정으로 있어 주기판산업은 제2의 붕괴위기국면에 처해있다.
결과적으로 국내산업 기반이 미처 다져지지도 못한 상태에서 조정관세가 인하되고 더나아가 올해말로 조정관세 부과조치를 종료해 버린다면 정부가 보여준 그간의 노력이 헛수고한 결과가 돼버리므로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요구 되고 있다.
현재 주기판산업에 대한 조정관세 존속여부는 상공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지난11일 산업피해구제조치에 대한 연례검토회의를 열어 2년 연장키로 결정했다 . 따라서 관세에 대한 주무부처인 재무부는 내달중반까지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의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재무부는 WTO체제 출범에 의한 국제무역환경의 변화로 더이상 수입제한조치인 조정관세를 계속 부과해나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주기 판에 대한 조정관세 부과시기가 연장될는지 아직은 미지수다.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국제무역환경의 변화에 물론 대응치않을 수는없지만 그 시점을 최대로 지연시켜 득을 취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는 없느냐는 것이다.
주기판업계는 재무부가 지난 92년 5월에 긴급조정관세를 부과하자 주어진 기간 내에 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갖추기위한 자구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전자공업진흥회 내에 주기판분과위원회를 발족해 공동자구노력을 전개 하기위한 협의체로 운영해온 것을 비롯해 386및 486급 노트북PC와 이에 사용되는 주기판을 공동개발했으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공동광고및 국내외 유명 전시회에 공동출품하였고 가격경쟁력을 갖추기위해 핵심부품 공동구매까지도 추진해왔다. 요컨대 조정관세가 부과된 데 안주하지 않고 경쟁력을 갖추기위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방법을 동원해왔다는 데 주목해야할 것이다.
이같은 자구노력과 조정관세 부과의 덕택으로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은 계속 확대돼왔고 그 결과 93년 국내 주기판업체의 생산규모는 계속된 감소세에서탈피 모처럼 15%의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국내 주기판산업이 자립하기에는 조정관세 부과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조정관세를 20~25% 부과해오던 것을 올해부터 5% 낮추자 수입이 전년동기대비 두배이상이나 크게 늘어났으며 이로인해 91년 전문 주기판생산업체가 10개사였던 것이 94년 6월 현재 4개사로 대폭 감소한 사실을 들 수 있다.
전자산업은 라이프사이클이 무척 짧다. 기술발전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하물며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컴퓨터에 채용되고 그 핵심기능을 수행하는 주기 판의 발전속도는 어떻겠는가.
국내 주기판업체들이 그간 보여준 자구노력은 조금만 더 정책적인 지원이 있으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정부가 그간 주기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여준 여러가지 노력도 결실을 보아야 할것이다. 컴퓨터 주기판은 각종 반도체.PCB.커넥터등 3백여개의 각종부품으로 구성된 기판이어서 부품소재산업에의 파급효과가 지대함은 물론 국가전략산업인 컴퓨터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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