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흔들리는 주기판산업(3);자구노력(하)

대만산 주기판에 조정관세부과 조치가 내려진데 힘을 얻은 국내 주기판업체 들은 주기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했다.

국내 주기판업체들이 경쟁력강화를 위해 총력을 경주한 분야는 설비자동화 주기판의 공동개발 *부품의 공동구매 *수출확대 등이다.

매출부진으로 자금사정이 빡빡한 가운데에서도 수억원이 투입되는 SMT, ZIG 등 첨단설비를 갖춘 것은 실로 어려운 결단이었다.

최근 경기도 일원에 9억원을 투입, 최신식 자동화설비를 갖춘 제 2공장을 마련한 S전자 관계자는 설비투자 당시의 고충을 이렇게 털어 놓고 있다.

"대만산에 시장을 급속히 잠식당하고 있는 와중에 92, 93년은 국내 컴퓨터산업의 수출경쟁력 약화로 수출마저 감소추세로 돌아서는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고 밝히면서 "시장 상황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대규모 설비 투자를 하는 것을 보고 주위에서는 미친 짓"이라며 적극 만류했다는 것.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 이 회사는 설비투자를 감행해 최근 신공장의 가동에 들어갔다. 이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설비투자를 진척시킨 것은 국내 정상을 지켜온 자존심과 여기서 밀리면 국내 PC주기판 산업은 영영 대만산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절박감도 작용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설비투자와 병행, 국내 주기판업계가 자구책의 일환으로 추진한 분야는 정부 의 지원자금을 받아 486노트북용 주기판등 10개 개발프로젝트사업.

정부자금 10억원을 지원받아 국내 주기판 4사는 공동으로 486노트북용 주기 판 개발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지난해말 개발을 완료, 상품화를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참여업체별로 약 2억원씩을 투입, 개발에 성공한 486노트북용 주기 판이 상품화단계에서 난관에 봉착해 업계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주된 원인은 개발 초기단계에서 시장수요 예측을 실패했기 때문이다.

당시는현재 개발해 놓은 486노트북 제품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급격한 제품의 라이프싸이클 변화로 이제는 상품성 가치가 떨어진게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업계 처음으로 공동개발 형식을 취한 주기판이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질 공산이 커졌다는게 업계의 자체 진단이다.

이밖에 국내 주기판업계가 자구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각종 방안도 업계만 이 풀기에는 힘든 제약요소가 발생하기 시작,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D램을 공동구매한다는 계획 아래 국내 D램업체와 협의했으나 가격이 수출가보다 싸고 물량이 적다는 이유로 국내 D램업체로부터 속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주기판의 주요 부품중 하나인 PCB의 경우, 원판제조업체가 단일규격 가로 1천mm, 세로 1천2백mm)만을 생산, 기판 제조에 따른 로스율이 약 15 % 정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이 늘고 있는 것도 내면을 살펴보면 그리 자랑할 만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주기판의 수출이 늘어나는 것은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세계적인 D램 반도체 공급부족현상이 몰고온 여파라는 것.

외국 중소 컴퓨터업체들이 D램 수급에 애를 먹자 D램이 장착된 국산 주기판 을 선호, 수출이 증가하게 됐다는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이밖에도 부가세, 금리등 각종 제약요소가 산재하고 있어 국내 주기판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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