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적"과잉삭제 싸고 "공윤"기능 개선목소리 높아져

영화 "해적"의 과잉삭제 여부를 둘러싼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공연윤리위원회의 기능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화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서 그동안 여러차례 지적돼 왔던 심의기준의 모 호성이 또다시 노출됐을뿐 아니라 공륜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심각한 회의가 제기됐다고 말한다.

공윤의 심의기준이 형평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영화계에서 지적됐던 문제다. 명확한 심의규정이 없기 때문에 심의과정에서 자의성이 개재 될 여지가 많았고 이에따라 일관성 있는 심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웠다는 지적 이다. 이 때문에 영화사와 공륜간에는 끊임없이 공륜 심의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놓고 시비가 벌어져 많은 잡음을 내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영화전문 심의위원이자 평론가인 유지나씨는 "공륜의 체질개선을 위해 가장시급한 것은 심의의 형평성과 일관성을 기할 수 있도록 명백한 심의 규정을 만드는 것"이라며 "공륜이 명확한 심의기준에 따라 소신있게 심의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공륜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는 가위질도 이제는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날로 타락해가는 사회, 영화.TV의 폭력물 모방으로 범죄가 더욱 흉포화되어가는 현상을 감안할 때 전혀 규제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영화의 작품성과 주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영화를 자르지 않고 원형대로 유지돼야하며 삭제가 불가피할 경우라도 영화의 흐름과 분위기를 살릴수 있도록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게 영화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삭제로 인한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도 하루빨리 엄격한 등급제를 실시하고 성인영화 전용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이같은 장치를 통해 영화가 삭제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한 채 관객들에게 소개될 수 있어야 한다는것이다. 이와함께 심의위원들이 모호하게 지적하는 화면삭제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 해야 한다. 정확한 쇼트를 명시하지 않고 막연히 특정장면을 삭제하거나 단축하라고만 지적할 경우 엄격한 심의가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해적"의 과잉삭제 시비 원인 중 하나도 심의기준에 잘라야 할 부분이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이같은 기술상의 문제는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영화제작자협회 연구위원인 김혜준씨는 "공륜의 심의의 형평성을 둘러싼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등급제가 실시돼 영화를 원형 그대로 상영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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