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전문가에게 듣는다-센서기술동향과 대응

손병기<경북대학교전자공학과교수>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물리학과 졸업 *동 대학원 졸업 *미국 애리조나대물리학과 박사과정 *경북대 대학원 물리학과(이학박사) 센서기술연구소 ERC 소장 *한국센서기술진흥위원회 위원장 *차세대 반도체기반기술개발사 업 연구조정위원 한국센서학회원 최근 신문이나 TV에서 "센서(sensor)"라는 단어가 흔히 쓰이고 있다. 특히 첨단제품이나 첨단기술을 소개할 때 이 센서라는 낱말은 더 한층 강조되고 있다. 실세 센서기술은 다가오는 정보화사회와 메커트로닉스 시대에 중요한 일대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들 센서의 성능이나 정교함이 정보의 처리장치 수준에는 크게못 미치고 있다. 아무리 정확한 처리기술이 확보되었다고 하더라도 센서에 의해 얻어지는 원초적 정보 자체가 부정확하다면 결과의 오류는 뻔한 일이다. 그래서 시스템의 성능이 센서의 성능에 의존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소재 제조공정 집적회로 인공지능등의 기술혁신은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으며 이들 첨단기술의 토양위에서 센서기술은 방대한 규모로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센서기술의 대부분은 소수의 선진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 미국 일본 유럽연합(EU)등은 센서기술 개발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감행하고 그 기술장벽을 높이 쌓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센서기술에 대한 개념이 아직도 분명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아학자.분야.사용자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센서 전문가를 제외하면 센서기술에 대한 참다운 인식도 부족하다. 센서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다 해도 센서기술의 다양성, 학제성 및 복합기술성 때문에 어느 것을 어떻게접근해야 할 것인지 결정하기가 어렵다.

"sensor"라는 단어는 본래 라틴어의 "sens(-us)"에서 유래된 것이다. 1965년 경까지도 사전류의 문헌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인류는 센서란 낱말이 생기기 전부터 실제로 센서를 활용해왔다. 나침반으로 방위를 감지했고 한란계를 만들어 온도를 측정했다. 오늘날에는 센서라는 수단을 통해 보고들을 수 없는 적외선 자외선 초음파 X-선 등을 감지할 수 있으며 작아서 볼수 없는 것을 전자현미경으로 1천만배나 확대해서 보며 전파망원경으로 1백 억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준성(quasar)을 관측한다. 또 레이더를 이용해이동체의 움직임과 적기의 접근등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이 "sensor"라는 낱말은 67년 처음으로 사전에 정의없이 등장했고 74년에 비로소 정의와 함께 사전에 수록됐다. 국어사전에는 82년 "센서"란 낱말이 수록됐다. 대체로 "센서"는 "측정대상의 물리량이나 화학량을 선택적으로 포착하여 유용한 신호(주로 전기적 신호)로 출력하는 장치" 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정보화사회의 도래는 센서기술의 수요를 급격하게 증대시키고 있다. 따라서 센서시장 규모는 급격하게 신장하고 있으며 과학기술 선진국일수록 센서수요 가 더 크다. 센서시장 추산은 실제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다. 센서는 단독으로서의 가치보다 적당한 시스템에 활용될 때 그 가치가 엄청나게 평가되고 동시에 센서가 시스템에 장착돼 거래되는 경우 센서가격이 별도로 산정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센서시장 규모는 겉보기보다 훨씬 더 크다.

87~93년동안 지역별 연평균 센서시장 규모 성장률은 대체로 유사하나 미국과 유럽보다는 일본이 더 높다. 그러나 2000년 전후해서는 서부 유럽의 센서시장 규모 성장률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90년 현재 1.5% 미만의 센서시장 점유율을 보이나 2000년에는 약 5% 수준까지 신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90년의 세계 센서시장 규모는 총6백40억달러였다. 미국 일본 서독 프랑스 영국 등 선진 5개국이 87%를 점유했는데 그 중에서도 미국과 일본 두 나라가 60%이상을 점유했다. 이것은 미국과 일본의 종합기술이 단연 세계 으뜸임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국내 센서의 대외수입의존도는 88년 76%에서 90년 5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고급장비에 부착돼 수입된 센서가격을 고려한다면 이보다 더높을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기술 자립도가 낮은 핵심소재 및요소기술에 대해서는 오히려 해외의존도가 증가추세에 있다.

미국의 에디슨 센서기술연구소장 류박사는 80년대에는 마이크로 프로세서기 술이 기술의 왕좌를 차지했다면 90년대에 들면서는 센서기술이 그 왕좌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센서전문학술지의 연구논문발표 실적을 분석해 보면 80년 중반경에는 미국 일본 및 EU가 약 95%를 차지하면서 대체적으로 서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9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일본보다는 EU가 상대적으로 현저 하게 증가된 연구발표 실적을 내고 있다. 논문게재 실태뿐만 아니라 국제센 서학술대회에서의 발표실적에서도 EU의 센서기술개발 노력이 엄청나게 증대 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오늘날의 기술상황은 센서기술이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 못되기 때문에 제어기술은 통신기술 및 컴퓨터기술에 비해서 낙후돼 있다. 그러므로제어기술 통신기술 및 컴퓨터기술의 조화로운 융합에 의해 고도의 시스템기술이 발전되고 있음을 생각할 때 센서기술은 21세기 고도기술 개발의 관건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센서기술은 센서의 기본요건 및 부대요건을 개선해 나가거나 새로운 센서소자의 개발, 그 새로운 신호처리 및 응용기술의 개발에 의해 발전이 진행된다 . 최근 기초과학의 눈부신 발달과 재료기술, 제조기술, 집적기술, SW기술 등 첨단기술의 충격적 영향으로 센서기술의 엄청난 기술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센서기술은 정상적 발전추이에서 벗어나 가격저렴화.양산화.규격(표준)화의 영역을 넘어서 폭발적 기술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센서기술이 첨단과학기술의 충격적 영향으로 급격한 혁신을 전개하고 있는데 그 새로운 동향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대체로 센서의 초소형화 다차원화 다기능화 지능화 및 시스템화하는 경향이다. 최근 마이크로전자공 학기술 미세가공기술 인공지능기술 등의 첨단기술과 깊이 관련된 반도체 집 적화 마이크로센서기술이 대단히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센서가 초소형화되면 성역화.양산화.신속반응.insitu측정, 가격저하 등 많은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또 센서를 배열하면 점함수적 정보가 아닌 선(1차원 ) 면(2차원) 공간(3차원)등 다차원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영상인 식과 같은 시각 구현의 경우 2차원 이상이어야 한다. 즉 다차원 센서기술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여러가지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여러가지 종류의 센서를 조화롭게 결합시키는 "다기능 센서기술"은 필수적이 고 이는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센서기술이 인공지능기술 등과 융합됨으로써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유용한 정보를 적시에 타당하게 제시할 수있는 센서시스템, 즉 스마트센서 또는 지능센서의 출현이 머지 않을 것으로예상된다. 다수.다량의 작은 센서들이 조화롭게 융합, 지능화되고 이러한 센서기술이 각종 장비에 결합되면서 고부가가치.고수준의 시스템이 다양하게출시될 것은 분명하다. 언젠가는 인간의 감각기관과 같은, 아니 그 이상의슈퍼 감지시스템이 출현하리라 상상해 본다.

국내 센서기술에 대한 연구는 80년대말까지 대체로 개별적으로 이루어졌고산업계의 센서연구도 비교적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87년 한국화학센 서연구회가 발족했으나 그 활동이 미약해 학술강연회를 2회 정도밖에 갖지못했다. 90년 5월에 한국과학재단 지정 우수연구센터로 경북대학교 센서기술연구센터 Sensor Technology Research Center)"가 출범했다. 한국 최초의 국가 공인 센서전문연구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개소 당시 이 센서기술연구센터는 전국 17개대학 9개 분야 39명의 센서전문교수가 참여했고 약 2백50여명의 대학 원 석박사 과정 학생이 연계됐다.

현재 센서기술연구소는 전국 17개대학, 12개 전공, 53명의 참여교수와 전임연구원 협력교수 대학원생 등 약 3백70명이 관련된 연구조직으로 성장했고 그동안 자체연구 산학협동연구 국제공동연구등 각종 연구활동을 수행하면서 매년 11월에 센서기술학술대회를 개최했으며 많은 해외 저명 석학들을 초청 ,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전개해 좋은 실적을 쌓고 있다.

91년 11월에는 약 2백50여명의 회원으로 "한국센서학회(Korean Sensors Soc iety)"가 발족했다. 이제 센서학회도 학회로서의 완전한 면모를 갖추고 학회 지 발간, 학술대회 개최 등 본격적인 학회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또 92 년 3월에는 20개 기업체가 참여한 "한국센서연구조합"이 결성되었고, 93년 4월에는 이들 센서조직의 대표로 구성된 "한국센서기술진흥위원회"가 발족했다. 돌이켜 보면 한국센서 활동은 지난 5년 동안 엄청나게 발전했다. 본격적인 센서학술대회가 센서기술연구센터 주최로 90년 11월에 개최된 이래 작고 큰 학술대회 세미나 워크숍 연수과정이 많이 개최되고 있다. 그중 91년 5월 서 울대에서 "한일공동 화학센서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는데 이는 나중에 "동아 시아 화학센서 학술대회(East Asia Conference on Ch-emical Sensors)"를 낳는 기초가 되었다.

최근들어 국내에서도 센서기술에 대한 관심 역시 고조되고 있다. 특히 산업 계에서 놀라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센서기술은 합작 또는 돈으로 쉽게 얻을 수 없다. 센서기술의 이전은 시스템기술의 이전과 거의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체는 자사내에 센서기술연구소 또는 연구팀을 두기 시작하고있다. 아직 국내 개발 센서류는 대개 선진국에서 전에 개발되었던 비교적 낮은 수준의 것이고 그마저도 소량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일부 연구결과는 소수이지만 선진수준의 것도 나타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센서기술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 보호장벽이 높아서 국가차원의 자역개발이 절실히 요망된다. 이 자력개발도 센서기술의 혁신속도가 아주 신속하므로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의 센서기술 개발 사정은 전술한 바와 같이어렵기만 하다. 그렇지만 국가기술경쟁력을 강화해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난관이라도 헤치고 센서기술을 진흥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 센서기술 진흥을 위해선 우선적으로 절대부족한 센서기술 전문인력 을 양성하고 효과적인 협동연구를 부추겨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아주 절실 한 것은 정부나 산업경영진이 센서기술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가지고 획기적 개발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동시에 센서 관련 정보 자재 정책 장비 등 센서기술 기반을 정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센서기술 후발국으로서 선진대열에 조속히 진입하기 위해서 합리적이 고 효율적인 중장기 국가센서기술진흥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확실한 개발정책지원 및 투자, 기업의 적극적 투자 및 생산, 대학의 우수인재 양성 및 선도연구, 연구계의 효율적 연구개발, 그리고 정계 및 일반사회의 정확한 인식 등이 혼연일체 될 때 우리나라는 센서기술의 선진국이요 기술강국.경제부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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