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말 보도.교육.오락.음악.영화.스포츠.종교 등 11개분야에서 20개의 종합유선방송(CATV)프로그램 공급업체를 선정한데 이어 지난 월초 문화.예술 , 홈쇼핑, 만화, 바둑 등 4개분야에서 5개업체가 추가로 선정됐다.
그동안 개신교채널의 컨소시엄구성이 지연되고 추가선정과정에 대한 약간의 잡음이 일어나는등 CATV체제구축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대기 업의 참여나 일부분야의 복수채널허가도 이론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사업성이 불투명한 여건속에서 보도.영화.교육.음악.홈쇼핑 등 분야에서 복수채널을 허가한 것은 경쟁을 통한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에서 는 바람직한 발상으로 생각되나 기업의 경영측면에서 2중의 경쟁부담을 안겨주어 오히려 프로그램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써 내년 상반기에 본격 열리게 될 다채널시대를 위한 기본 틀이 형식적으로는 일단 갖춰진 셈이다.
현재 사업자로 선정된 각 업체들은 인력채용, 제작시설 설치, 프로그램확보 등 개국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CATV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CATV업체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기득권을 갖고 있는 기존TV와의 경쟁이다. 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는 외국의 CATV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명제도 안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CATV프로그램업체들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로 방송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영화프로그램 공급회사인 홈 박스 오피스(HBO), 영화프로그램업체 터너브로드캐스팅시스템 음악프로그램업체인 바이어컴 인터내셔널 및 뉴스프로 그램방송사인 CNN등 미국의 유력 CATV프로그램 공급업체들이 이를 목표로 중국.홍콩등의 합작 위성업체와 전파중계기 사용계약을 맺은 상태에 있다.
따라서 이제는 앞으로 CATV가 기존 공중파 TV방송 및 96년에 개시될 예정인 위성방송과 조화를 이루어 상호보완적으로 운영하면서 외국 전파의 침투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같은 대내외 상황아래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이들의 사업성을 보장하는 정책수립과 시청자주권을 보장하는 법적토대마련이다. 사업성에 대한 일정수준의 보장없이는 양질의프로그램제작과 공급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작년 1차선정시에 나타났듯이 문화.예술분야와 같이 수익성이낮을 것으로 판단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관련전문가들은 CATV사업이 적어도 5년이상은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사업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CATV방송국의 복수소유와 공중파, CATV 및 위성방송간의 교차소유를 허용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의프로그램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이도록해야 한다.
우리와는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미국의 경우는 통신업체와 CATV 및 프로그램 제작업체간의 제휴.협력이 매우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의 기본 목표도역시사업성의극대화를위한것임은물론이다. 또한 우리는 영상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국제화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최 근들어 정부가 영상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반확충과 육성에 적극적으로나서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기반이 취약하고 제작업체의 시설 과 전문인력이 절대부족한 영상산업의 현상황을 조속히 타개하도록 지원육성 책 추진에더욱박차를가해야할것이다.
그러나 CATV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완화나 지원만 가지고는 CATV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리라고 기대하기가 어렵다. 관련업체들이 공기로서의 사명을 도외시한채 이윤만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이미 방송업체가 아닌 것이다. 그러잖아도 대기업의 참여에 대해서는 그같은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다채널시대를 여는 CATV가 앞으로 기존 공중파방송 및 위성TV방송과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문화의 다원화와 선진화를 앞당기는데일익을담당할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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