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모스크바 우주연, 첨단온도측정기 개발

1백만 분의 1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첨단 온도측정기가 러시아에서 개발되어 정밀 측정을 필요로 하는 의학분야나 측정 기술분야에 새로운 장이 열리게됐다. 모스크바 우주연구소의 마트벤코 박사팀이 개발한 이 새로운 기술은 마이크 로파를 이용한 온도측정기로서, 대상이 되는 물질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극히 작은 온도 변화까지도 그래프로 측정해낼 수 있다. 이 기술은 앞으로 첨단의 학과 항해학, 우주공학 등의 각 분야에서 새 측정기기로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신기술은 온도를 갖는 세상의 모든 물질은 어떤 형태로든 전자기파를 낸다는 기본원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인공방사와 구별하여 자연방사 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모든 주파수 영역과 모든 파장에서 다양한 밀도를 가지고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자연방사는 인간의 감각에 쉽게 잡히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에 민감한 측정기가 없으면 감지가 되지 못했으나 이번에 이 분야에서 하나의 커다란 진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기술의 핵심은 마이크로파 형태로 약하게 방사되는 열을 이전처럼 흘려 보내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는데 있다. 물론 측정기 자체가 내는 소음 속에서측정의 대상이 되는 신호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측정한다는 것이 쉬운 작업 은 아니다. 때문에 이번에 개발된 기기는 1초 동안의 짧은 시간에 1천분의 1도까지 측정할 수 있다고 개발팀은 말한다. 다만 측정에 좀더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1만분의 1도까지 정밀하게 온도를 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하나 이번에 개발된 기술의 특징은 측정의 대상이 되는 물질의 내부에서일어나는 미세한 온도 변화까지 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지금껏많은 기술의 진전이 있었지만 정밀 온도 측정기라고 해도 지금까지는 외부온도의 측정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으로 해서 지금까지 정밀측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공기중에 떠있는 수증기나 오존의 밀집도를 알 수 있게 됐고, 자연 재해지역이나 공단 상공에 결집된 오염 물질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도 예측이 가능하게 됐다. 또 항공기가 유지해야하는 운항 높이를 정하는 것도 훨씬 과학적으로 할 수 있게됐으며 수심측정 분야에서도 정밀을 기하게 됐다. 또 태양계나 혜성의 내부온도와 속성을 연구하기가 수월해졌고 국한적인 조건에서 이뤄지는 인공위성 이나 우주선 표면에서의 각종 실험도 상당히 단순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할 수 있다.

대상 물질의 내면 온도를 정확하게 잴 수 있다는 것은 특히 환부를 정밀하게 측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첨단 의학분야에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보인다. 장기의 외부온도를 측정하는 문제는 각종 전자 온도측정기로 해결할 수 있지만 내부 장기의 온도 변화는 이제까지는 속수무책이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의 내부온도를 측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환자들은 이제까지 전파 전달장치와 열감지장치가 붙은 작은 약을 먹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 약은 몸 속에 들어가서 환자의 몸에서 일어나는 온도 변화에 대한 정보를 바깥에 수시로 전달해 줬으나 위나 창자가 아픈 환자에 적용하지 못했고 약을먹는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기술로 환부의 온도를 측정하면 몸의 어떤 부위라도 마치 몇 센티미터 깊숙히 그 부위에 들어간 듯이 정확하게 열의 변화를 바깥에서 잴 수가 있다고 개발팀은 말한다.

사람의 몸 안에 염증이 생기거나 암세포가 번지면 환부는 그렇지 않은 건강 세포보다 몇도 정도 온도가 오르고 이 때문에 환부의 온도를 정밀하게 잴 수가 있으면 암의 조기진단도 가능하단 얘기가 된다. 물론 암세포 주변에 있는다른 세포들도 암세포와 마찬가지로 같이 열을 내고 또 대개 환부가 작기 때문에 정확한 암 진단을 하기가 실제로는 어렵다. 하지만 폐나 쓸개, 혈관에 생기는 암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로 상당히 조기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 들은 보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불이 난 진원지를 찾아내는 데도 이 기기는 이용될 수 있다.

큰산불이나 공장화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화재 원인을 찾아내는 작업 인데 적외선 탐지기를 갖다 대어도 워낙 연기가 심할 때는 소용이 없을 때가많다. 물체의 내부를 마이크로파로 관통할 수 있는 이 측정기는 그 때문에작은 안테나를 부착하기만 하면 시커먼 연기를 뚫고 숨은 화재 원인과 화재 진원지를 찾아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기기는 또 각도가 적어서 잘 잡히지 않는 위성 TV를 잘 볼 수 있도록하는보조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고, 환경 감시기기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의 원자력발전소나 대단위의 화학공장 또는 무기 실험시설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들 환경 오염 시설들을 감시하는 갖가지의 감시 장비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각종 정보전달 장치와 통신시설, 텔레비전 장치를 사용하는 환경감시장비 자체가 전자기장의 밀도를 더욱 높혀서 오히려 환경 을 헤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재래식 환경 측정시설들은 광통신시설 등을 이용하여 장치 자체를 현대화할 수도 있으나 이 방법은 막대한 투자를 전제 로 하기 때문에 적용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개발된 기술로 정보 수신장치들의 민감도를 향상시키면 환경 기술분야에 이 측정기술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물체 내부의 변화까지도 이 기술은 감지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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