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정보고속도 구축 선행과제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을"(Everything for Everyon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추진되고 있는 미국의 정보고속도로(lnformation Super Highway) 구축에 자극돼 세계는 21세기 국책사업으로 정보고속도로건설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우리정부도 2015년까지 44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최첨단의 통신망을 구축키로 함으로써 세계의 정보고속도로 건설경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보고속도로구축의당위성은 지금 재삼 거론할 여지가 없다.

정보화사회의 "컴퓨터하이웨이"는 마치 산업사회에서 운송부문을 맡아 산업 의 핵심역할을 맡았던 전국적인 고속도로망의 건설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고속도로망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면서도 개별기업에서는 투자할 수없었던 것처럼 "컴퓨터하이웨이"의 구축 또한 정부가 주도해야 함은 너무나당연하다. 미국이 상무부를 비롯한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정부기관의 주도 아래 통신 회사는 물론 컴퓨터제조업체.가전업체등 미국내 관련 전산업분야가 정보고속 도로건설에 힘을 집결시킬 수 있도록 제도정비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그때문이다. 일본의 우정성이 2010년까지 56조엔을 투자해 "신사회자본"개념의 광통신망 구축을 추진하며 정부와 산업체가 참여하는 "차세대정보통신망 파일럿사업" 에 정부재정 30억엔을 지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차세대 정보통신부문 에의 선두진입을 위해 입지를 확보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유럽연합(EU)은 94년 2월 통신설비부문에 1천5백억 ECU(약 1천6백80억달러) 를 투입키로 하고 집행위원회를 구성, "고속행정통신망" 구축을 추진중이며 싱가포르의 "IT-2000"계획 등 정보통신 선진국의 정보고속도로 구축은 이미 상당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환경은 정보선진국과는 크게 다르다.

우리는미국식의 자유경쟁적 유도책이 아닌 일본식의 관 주도형에 가까운 접근이므로 정부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막대한 재원의 조달이 우려된다. 또한 수요환경이 성숙되어 있지 못하다는 점도 특이한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우리의 산업과 정보화수준 및 정보산업 발전 정도가 상대적으로크게 낙후되어 있고 여건이 성숙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정보화사회의 하부기층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이용환경을 조성 해야 한다는 과제가 추가된다.

상업적 성패의 관건인 멀티미디어서비스의 확대를 위한 기술개발과 산업육성 이 선행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부담도 가중된다.

사용환경이조성된 상황에서 업계를 지원함으로써 이를 촉진할 수 있는 미국 의 경우나 관주도라고는 하나 충분한 기층을 확보한 상태에서 정부의 몫만다하면 되는 일본과는 근본적으로 출발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정보공개 기피경향과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과제이다. 관련법의 정비, 제정 및 규제완화가 병행된다 하더라도 선진국에서도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한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정보공유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가 환경조성의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

이밖에 관주도의 망구축 및 서비스산업의 육성이 효율적으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추진체계가 총괄적이고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하나 이점 또한 우리나라 는 특히 우려할 실정이 아닌가 한다.

벌써부터 방송과 통신의 융합추세에 따라 양산업간에 구분이 애매모호해지면 서 서비스분야에서 상호 침투현상이 노정되고 업무영역의 한계가 무너져 양자간에 갈등현상이 심화, 부처간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용환경조성에 절대적인 요인의 하나인 SW산업의 육성에서도 우리는 그간부처간 갈등에 의한 비효율성을 체험한 바 있다.

부처별과제가 정부에 의해 수립되었다고 하나 부처간 협력을 장담할 수 없으며 또한 정부와 민간기업간의 관계도 그렇게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연계성이 심화되고 사업의 영역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첨단산업을 경직된 정부의 관할개념으로는 명쾌히 분할할 수 없으며 부처간 협조로 해결해야 하나 그것이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같은 문제점들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세부실천 계획을 완벽하게 손질한 후일을 해나가는 수순이 되어야 한다.

사업의목표와 방향은 물론 세부추진계획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관련업계 등의 공동합의 도출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세부적인 실천계획수립에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