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꼴시장이 시끄럽다.
워드프로세서업체인한글과 컴퓨터가 글꼴업체들의 고유영역이었던 전문글꼴 패키지시장에 뛰어들어 10만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발표한 때문이다.
??2.5와 함께 판매될 예정인 글꼴확장팩에는 한.영 23종, 한자 10종의 전문 글꼴이 담겨져 있다. 이 정도의 글꼴확장팩은 지금까지 1백만원내외의 가격을 형성해 왔었다. 글꼴가격이 하루 아침에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글꼴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글꼴저가화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크게 반기고 있으나 글꼴전문업체들은 경악과 허탈감을 보이며 고민에 빠졌다.
이같은파격적인 가격인하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파장은 심각하다.
글꼴전문업체들중에서는가장 먼저 한양시스템이 글꼴가격인하를 발표했다.
저가형의신제품발표형태로 이루어진 이 회사의 가격인하는 전적으로 한글과 컴퓨터의 영향으로 이뤄진 것이다.
한.영28종, 한자 8종, 확장한자 1종, 특수문자 2종 외에도 각종 글꼴변환프로그램 프린터 드라이버 등이 포함된 제품의 가격이 12만원.
1백만원을호가하던 글꼴가격이 단숨에 10만원대로 전락해 버리는 상황이 과연 어떻게 가능한가.
글꼴전문업체들은 한결같이 이같은 가격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라고주장하고 있다.
한글기본글꼴한벌을 개발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대략 1천만원정도. 1만6천자의 한자 한벌을 개발하는 데는 1억원이 넘게 소요된다.
이렇게많은 비용과 1년씩 걸려 만든 글꼴을 수십종씩 묶어 단돈 10만원대에 판매할 수 있다고는 생각조차 못해봤다고 글꼴업체들은 주장한다.
장기적으로는 좋은 글꼴들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돼야하겠지만 이제 막 걸음마단계에 불과한 국내글꼴개발상황을 생각한다면 한글 과 컴퓨터의 이번 조치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이들은 항변한다.
만약글꼴전문업체들이 다같이 가격을 인하할 수밖에 없다면 더 이상의 글꼴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글꼴산업은 퇴보하고 말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지 사업으로서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글꼴개발" 이라는 문화사적인 자부심까지 갖고 있던 글꼴개발자들은 허탈감마저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한글과 컴퓨터의 입장은 간단명료하다. 이번 조치로 국내 글꼴시장은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에 접어들 것이라고 자부한다. "전문가" 들만 사용하는글꼴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하는 글꼴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글과컴퓨터측은 국내 글꼴산업의 중복투자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글꼴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글꼴전문업체들 은 앞으로 디자인글꼴개발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는 충고도 빼놓지 않는다.
더나아가 글꼴의 대중화는 전체글꼴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낳아 글꼴 업체들 이 불만을 나타낼 이유가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글꼴업체들은 이같은 한글과 컴퓨터의 생각을 "독단"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한글과 컴퓨터의 이번 조치의 "타깃"역할을 한 휴먼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난해 왔던 한글과 컴퓨터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길을 그대로 답습 하고있다 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마이크로 소프트가 DOS및 윈도즈의 시장영향력을 발판으로 글꼴의 표준 으로 부각되던 "타입1"에 대항해 "트루타입"이라는 글꼴을 밀어붙인 것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한글과컴퓨터의 글꼴 확장팩을 "의미없는 것"으로 평가절하하는 자세를 취하는 업체도 있다. "그같은 가격이라면 분명히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것" 이라고 일축하는가 하면 "특정업체의 덤핑행위에 전체시장이 들썩거릴 이유가 없다 며 섣부른 예단을 경계하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지금 상황에서 분명한 것은 한번 내려간 가격이 올라가기는 힘들다는것이다. 한글과 컴퓨터가 가진 시장영향력을 볼 때 전체글꼴시장의 가격인하 는 사실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더우기한글과 컴퓨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타입1"은 물론 "트루타입" 스피도 "인텔리폰트"까지 통합지원하는 제2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저마다다른 형식의 글꼴사용으로 인한 글꼴표준화문제, DTP와 WP 간의 시장 다툼,글꼴형식의 주도권다툼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국내 글꼴시장상황속에 서 한글과 컴퓨터의 저가글꼴시대선언이 앞으로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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