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공원"과 CAD/CAM 산업

최근 청와대의 한 회의에서 우리 나라에서도 절찬리에 상영된 바 있는 영화 "쥬라기 공원"의 흥행 수입이 엑셀 자동차 4백만대의 판매수입과 맞먹는다는보고를 하면서 영상 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니만큼 정부의 육성책이 요망 된다는 건의를 대통령께 드렸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러한기사를 보면서 필자는 소프트웨어(SW)산업, 특히 CAD/CAM 소프트 웨어 산업이야말로 영상산업 못지 않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또한 전략산업이 기도 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쥬라기공원" 의 감독이기도 한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가 세계 영화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많은 작품을 남겼다면, 이와 비교할 만한 예로 프랑스의 다소시스팀 Das-sault Systems)사는 CATIA라는 CAD/CAM 소프트웨어를 개발 하여 현재 전 세계적으로 5천개의 회사에 보급하고 있을 만큼 CAD/CAM 산업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프랑스인들에게 큰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간산업에 CATIA가 이용되고 있으며, 특히 현재모든 자동차 업체와 항공산업, 일부 조선산업과 가전 산업에서 CATIA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지난 5월말 프랑스서에서 열렸던 CAD/CAM 분야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길에 다소시스팀사를 방문하였다. CATIA의 NC 가공기능을 향상시키는 문제에 관한 KAIST와의 협력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하여 다소시스팀사의 실무자가 KAIST를 방문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우리측에서 그쪽을 방문하여 CAD/CAM 소프트웨어 개발팀과 기술적인 협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CAD/CAM소프트웨어전문회사로서 직원이 1000명에 달하는 회사의 규모에 놀랐으며 개발팀들의 자부심이 매우 강함에 감명을 받았다. 대화도중에 "세계 에서 기술료(royalty)를 가장 많이 지급하는 나라인 한국의 KAIST와 기술 지원요청 협의를 하게 되었다"는 한 실무자의 코멘트가 필자에 대한 듣기 좋은말 같지만은 않았다.

국내제조업에서의 CAD/CAM 기술의 중요성은 필자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CAD/CAM 및 컴퓨터화의 추진은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라는 S그룹 회장어록은 CAD/CAM 기술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표현한 한 예라고 볼수 있겠다. 필자는 지난해 같은 S그룹의 CAD/CAM 및 컴퓨터 관련 사내 학술대회에서 초청강연을 한 바 있는데 3일간의 학술대회 기간에 연1천5백여명이 참석하고 있는 데에 놀랐다. 노사 분규가 격렬해지면 설계 및생산기술정보가 들어 있는 CAD/CAM 시스팀을 최우선적으로 보호 한다는 H자 동차의 CAD/CAM 실무자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렇듯 CAD/CAM 기술은 우리나라 기업에 있어서 생존의 필수조건이며 세계의 CAD/CAM 시장이 연 10%미만 의 성장을 유지하는데 반하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연 30% 이상의 고속성장 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안타까운것은 1993년의 경우 1천억원대에 달하는 국내 CAD/CAM 시장에서 순수 국산 SW는 0.5% 정도에 머물고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실제 우리나라의 SW산업은 그러한 시장점유율이 말해주는 만큼의 낙후 상태는 아니며 앞으로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산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들어 직원 규모가 20~30명인 큐빅테크와 같은 CAD/CAM 전문개발업체도 생겨나고 있으며, 대기업체에서의 개발의욕이 높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 결성된 CAD/CAM 연구회에서는 CAD/CAM 분야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매년 "국내 CAD/CAM 산업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 을 개최해 오고 있다. 특히 금년부터는 G7 첨단생산시스팀 개발분야에 미약 하나마 CAD /CAM 개발 연구과제가 포함되어 있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많은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던 공룡 출현 장면은 실제로 CAD/CAM 기술중 형상 모델링 방법 및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로 제작 되었다. 영상 산업이 자동차산업보다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면 이러한 영상 산업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국내 주요 기간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핵심적 기여를 할 수 있는 CAD/CAM 소프트웨어 산업이야말로 최우선적인 지원육성이 필요함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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