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V프로그램 질적 향상 시급

국내 방송환경이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 기존 공중파방송에다 내년초부터종합유선방송 CATV 이 본격 실시되고 4개월후에는 4대 도시에서 지방민영 TV방송이 전파를 발사하게 된다. 게다가 직접위성방송(DBS)이 96년이후 실시될계획으로 있는등 뉴미디어가 속속 출현, 국경없는 각국의 전파경쟁까지 가속 화될 것이다.

다채널시대로의전환은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을 크게 신장시킬 것이 분명하다. 또 지역민방 등장은 그간 전파의 혜택면에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지방에 서울과 같은 문화향수권을 누리게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 다.그러나 방송사들은 이제 정부로부터 방송송출허가를 받았다고해서 "황금 알 낳는 거위"를 안았다고하는 종전 "방송사업획득=수익보장"과 같은 등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이같은방송환경 변화에 대응, 최근 방송사들의 살아남기위한 움직임이 가시 화되고 있다.방송사들의 경영합리화및 프로그램 제작능력 제고 노력이 그것들이다.정부도 방송프로그램 제작능력 제고.영상산업진흥 민간발전 위원회설치등 영상관련산업육성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중방송프로그램 제작산업육성은 방송의 질과 관계되는 것으로 다채널시대 에서 매우 중요하다.채널이 늘어난다고 해서 국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방송문화를 향상시키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이것은 또 연간 5만1천시간의 방송 을 목표로한 CATV방송이 내년부터 본격 시작된다는 점에서 시급한 과제다.이 CATV방송시간은 현재 국내 방송프로그램 제작능력을 크게 상회, 결과적으로 방송의 질을 떨어뜨릴 뿐아니라 외국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게 분명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지방에 제대로된 독립 프로덕션도 거의 없는 현실에서 지역민방의 신설 로 우려되는 방송 프로의 중앙 집중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해결해야할 필수 과제라 여겨진다.물론 정부가 지역 민방의 자체제작비율을 15%로 결정해 특성을 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존 지역방송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부산MBC의 자체제작비율이 현재 12.4%인점을 감안할 때 신설민방이 단기간내에 자체제작 비율을 15%로 끌어올리기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방송프로그램 제작능력제고가 현재 방송정책의 핵심과제로 대두 되고있는 것도 당연하다.공보처가 최근 방송사의 TV프로그램 외주비율을 이번 봄 개편과 함께 종전 10%에서 13%로,올 가을 개편에서는 15%까지 각각 늘리도록 했고 또 방송사가 1백% 출자한 자회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외주 비율을 충당하는 편법을 막기위해 독립프로덕션의 몫을 올해 5%,내년에 10% ,96년에는 15%까지 확대하도록 고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이러한 시책들 은 방송사에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하는 독립제작사를 활성화시키고 영상산 업발전기반을 조성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정책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방송프로그램 제작능력 제고는 무엇보다 방송의 편성과 제작을 분리 시장 기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물론 현재 여건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다.아직도 정비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그중 하나가 독립프로덕션의 제작여건 미비다.이같은 상황에서는 방송사들이 외주비율을 아무리 늘린다고 해도 독립프로덕션의 제작능력이 제고될 수는 없다.제작여건이 미비한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 경우 오히려 수준이하의 작품이 제작되지않을까 우려된다.그런만큼 독립프로덕션의 제작여건 개선이 방송프로그램 제작능력 제고의 최우선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오인환공보처장관은 최근 자본과 제작시설을 갖춘 기업과 창조적 제작 능력을 지닌 기업이 쉽게 결합할 수 있게 "방송프로그램 제작단 지"조성을 연구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자들은 물론 시설과 기술및 정보를 한 곳에 집중시킴으로써 방송프로그램 제작 산업 을 단기간내 효율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체육부에서도영상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한국 예술종합 학교인 영상원을 3개학과 95명 규모로 내년 3월까지 설립한다고 했다. 공보처의 제작단지 조성이 단순히 연구수준보다는 이와연계, 적극적으로 검토돼야한다고 본다.

이제CATV방송 개시일이 고작 7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지역 민방의 송출일도11개월후다.지금부터는 어떤 프로그램을 질 좋게 만들어 방송 하느냐를 고려 해야 한다.우리것,우리 소재,우리 이야기를 발굴,그것을 우리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상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사업성을 배제하고 방송의 사명감을 지닐때 시청자들은 외면하지 않는다.때문에 현재 거론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제작단지 조성과 방송전문인력양성기관 설립이 어느정도 빨리 진척 되느냐가국내 방송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해 나가는 척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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