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진단-컴퓨터분야

삼성 전자 PC생산을 총괄하는 박모이사는 최근 영업부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겁난다고 한다. 삼성의 내수용 PC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면 월 2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데 현재 주문대로라면 월 2만5천대는 생산해야할 지경이기 때문이다.

삼보컴퓨터의대리점영업을 맡고 있는 김모부장역시 대리점 사장들에게 걸려오는 주문독촉을 받는라 진땀을 흘린다.날마다 대리점의 PC판매 실적을 나타내는 그래프가 최근 한번도 떨어짐없이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들어개인용컴퓨터(PC)가 사상 유례없이 불티나듯 팔리자 국내 컴퓨터업체들은 모두 때아닌 호황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주문량을 받아놓고 생산이 따라가지 못해 내심 걱정이다.

이를입증하듯 국내 컴퓨터 시장의 60%가량의 마킷셰어를 차지하는 삼보 컴퓨터를 비롯, 삼성전자.금성사.현대전자.대우통신등 5대 컴퓨터 업체들은 지난 1.4분기에 총 19만1천6백대를 판매, 전년 같은기간(8만1천1백89대) 보다 무려 2배가 넘는 영업실적을 올렸다.

5대 PC업체들 뿐만 아니라 외국 컴퓨터 업체들도 호황을 구가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2만5천대가량을 판매한 한국IBM은 올해 1.4분기에만도 1만대 를 판매했으며 나머지 업체들도 매출이 큰폭으로 신장하고 있다. 또 국내 PC시장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용산등 조립상가도 대기업에는 못미치나 올 해들어 486 CPU의 부족난을 겪을 정도로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0-40% 껑충뛰었다. 올들어 이처럼 PC판매가 급증한데는 먼저 경기회복을 꼽을 수 있다. 올들어 사회분위기가 다소 안정되면서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전세계적인 경기회복이 겹쳐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대부분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전자업종중에서 컴퓨터분야가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PC가격인하의 여파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92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PC가격이 지난해까지 이어지면서 바닥세를 형성, 많은 대기수 요들이 "바로 지금이 PC를 구입할 때"라고 보고 PC를 구입한 것이 시장 증가 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PC뿐아니라워크스테이션(WS) 및 중형시스팀분야에서도 이같은 시장경기호기 는 마찬가지이다. 한국IBM의 워크스테이션 마키팅담당자인 박모과장은 "요즘 경쟁업체들의 동향을 통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유인즉 수요처 에서경쟁입찰을 할때 치열하게 맞부딪치는 사례가 거의 적으며, 있다해도 제품판매가 너무 잘돼 일부러 타업체의 동향까지 파악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것이다. 지난해초만해도 업체들간의 출혈경쟁으로 제품판매에 애를 먹었다는상황과 대조적이다.

WS분야는매년 1.4분기가 연중최대 비수기임에도 불구, 올들어서는 경기회복 에 따른 설비도입증가로 3월말까지 각사별로 전년대비 30~40%이상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WS업계는 도입 또는 생산물량을 늘리기로 하는가하면 각사별로 올해목표를 전년대비 30~60%가량 상향조정, 당초 1만1천대보 다 2천대가량 늘어난 1만3천대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돼 전년(8천2백대) 대비 58%가량 신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유닉스중형 시스팀을 공급하는 한국유니시스도 올들어 컴퓨터수요가 클라이언트-서버형태로 활발히 전환되면서 지난 1.4분기에 유닉스U6000기종을 무려3백84대의 오더를 받아 연간목표의 80%를 달성하는등 많은 중형시스팀 공급 업체들도 90년대에 들어 최대호황을 맞고 있다.

이와함께소프트웨어분야가운데 PC SW패키지는 정부의 불법복제 단속 의지와 대기업들의 정품구입마인드 확산등으로 개발업체들의 의욕이 고취 되면서 양적으로 전년 2배 신장한 3천억원이 예상될 정도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SW패키지산업이 급팽창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윈도즈의 열풍때문. 윈도 즈는 SW패키지산업뿐 아니라 PC산업 그자체를 변화시켜 486SX급 이상 고급P C의 보급확대를 이끌어 내고 있으며, 이에 덩달아 소프트웨어시장 증가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업계는 올해말을 기점으로 국내 PC사용자의 50%이상이 윈도즈환경으 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닉스를기반으로한 관계형 DBMS시장은 WS및 중형시스팀의 시장증가에 힘입어 1.4분기에 전년대비 3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는등 올해 8백억원 이상의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최근의 경기호황이 곧바로 연구개발투자로 이어지면 서 CAD/CAM업 체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사회유동자금이 풍족해지면서 많은업체들이 그동안 미룬 연구투자를 서둘러 연초부터 주문이 성행, 올해 전년대비 25%늘어난 1천5백억원 정도에 달할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POS(판매시점정보관리)시장역시편의점, 수퍼체인, 전문점등의 자동화인식제 고에 힘입어 큰폭으로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따라서 POS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최소 30%이상의 성장이 예측되며, 수량으로는 단말 기준으로 6천5백대 정도가 판매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주변 기기는 PC의 시장증가로 프린터 및 애드온카드시장 역시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최근 에는 엔고등에 힘입어 일본등지로 주변기기를 수출 하는업체들까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애드온카드전문업체인다우기술은 최근 TV수신카드인 "워치메이트"를 일본의 유통 업체인 트라이사에 대량 수출키로해 국내 주변기기업계에 밝은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이밖에멀티미디어제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연초부터 비디오 오버레이보드.비디오 CD.TV수신카드등 멀티미디어 관련 제품이 잇달아 출시, 주변 기기시장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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