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통신사업자 "이합집산"

세계 통신시장에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촌으로불리는 통신의 글로벌 서비스 시대가 점점 가시화되면서 세계 굴지의 통신망 및 정보 통신 사업자들이 세계 통신사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합집산을 거듭, 일대 혼돈기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통신사업 범위가 더 이상 자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영업이 불가피해 졌기 때문인데 망사업자간 또는 망사업자와 정보 통신사 업자 간에 새로 합작, 제휴하거나 이해관계에 따라서는 기존 합작 사와의 결별도 불사하는 조치가 서슴없이 실행되고 있다.

이엄청난 변화중에서도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는 자체 넷워크가 없는 정보통 신사업자들의 자체망 확보 노력이다. 즉 기본통신과 부가통신의 영역 구분이사실상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체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임차한 망으로 사업을 계속할 경우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기 때문이다특히 이같은 변화의 물결은 향후 국내 통신업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세계 통신 산업 구조개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실상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IBM이미국 최대의 유통 회사인 시어즈그룹과 합작으로 어드밴티스라는 정보 통신회사를 설립, 이같은 변화에 불을 지폈다.

양사의이번 제휴는 프로디지라는 PC통신회사를 운영해 온 경험의 연장 선상 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IBM은 이에 따라 그동안 국제통신망(I-IN)사업 부문에서 담당해온 VAN사업을 대폭 이 어드밴스트로 이관할 예정이다.

IBM은이어 미국내 2위의 통신사업자인 MCI와 합작, 오는 2000년까지 전세계 주요 지역을 커버하는 국제 초고속 통신망을 구축한다고 지난달 발표 하기도했다. 이는 IBM의 경우 자체 통신망을 갖고 있지 못한 약점을 해소한다는 점에서MCI는 AT&T 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해가 맞아떨어져 이같은 야심찬 계획 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MCI는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유럽 최대의 통신사업자인 BT와 제휴, 상대적으로 열세인 국제통신사업 부문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MCI는이와 관련, BT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BT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인포넷의 소유지분을 매각하는 조치를 뒤이어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VAN분야에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GE는 지난해 12월 영국최대의 컴퓨터 회사인 ICL과 50대50으로 합작, 87년 설립한 INS사의 나머지 지분 50%를 모두 인수, 사실상 영국 EDI시장의 60%를 점유할 수 있게 됐다.

GE는이와 함께 최근에는 계열사인 GEIS를 통해 미지역전화 사업자인 아메리 테크사와 합작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GE는 이로써 최대약점인 자체 넷워크를 보유하게 됐다.

이같은세계적인 조류가 비단 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포스데이타의 호주 텔스트라와 합작이나 IBM이 독자 사업을 위해 삼성데이타시스템과 결별하는 등의 구체적인 사례도 있으며 통신시장 개방과 함께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이같은 흐름에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세계 통신시장에 발을 들여 놓기가 더 이상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외국 사업자 들이 국내시장에 들어 올때 시장 잠식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한관계자는 "국내 기본통신사업자들이 이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자와도 전략적인 제휴.합병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더욱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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