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C(혼성집적회로)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업계일각에선 "이대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히 터져 나오고 있고 또다른 일각에선 새로운 성장대안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한마디로"위기" 라느니 "전환기"라느니 하는 말로 현재의 상황을 규정 하는것을 업계 관계자들은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장환경의변화, 좀 더 정확히 표현해 시장환경의 "악화"는 HIC 주요업체들 의 매출을 보면 어느정도 읽을 수 있다.
HIC5대업체들의 지난해 총매출실적은 1천1백억원. 이같은 수치는 전년에 비해 23% 성장한 것으로 언뜻 보기엔 상당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볼 수도있다 그러나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성장률 23% 라는 수치는 당초 이들 업체들가 목표로 했던 40%는 물론 전년의 성장률 35% 에도 크게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욱이그 수치가 5대 업체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보면 지난해 경영부진에 시달린 중소 HIC업체들까지 포함시킬 경우 실제의 성장률은 그보다 훨씬 낮을 것이란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들은이전의 HIC시장의 고속성장 시기는 이젠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매출 목표를 보면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5대업체 들의 올해 총매출목표액은 1천2백70억원. 이는 작년대비 17% 가량증가한 수준으로 92년의 35%의 절반에 지나지 않으며 작년의 23%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치다.
성장률이이처럼 한해를 멀다하고 30%대에서 20%대로, 그리고 다시 10%대 로 하락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그동안고속 성장의 견인차 였던 TDX용 HIC의 시장이 크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TDX용HIC는 한국통신의 TDX 구매물량의 절대적 감소와 AT&T 등 외국업체의 TDX 시장참여로 인한 시장 잠식의 결과 더 이상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없게 됐다는 것.
실제이 분야 HIC 시장은 지난해 30% 감소한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정도의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최근 몇년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PCB 부품의 SMD(표면실장부품 )화 추세도 HIC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요인이다.
그동안HIC 시장이 고속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자.전기 제품의 소형.경 량화 추세에 어느정도 부응할 수 있었기 때문. PCB 일반 부품들이 하던 기능 을 혼성집적화해 크기를 줄이 수 있었고 공정도 단순화 시킬 수 있는 등 HIC가 갖는 이점이 컸던 것.
그러나부품의 초소형화를 일컫는 SMD화의 급진전으로 HIC의 매력은 점차 상실되고 있다. PCB 일반부품을 대체했던 HIC가 이제 역으로 SMD에 자리를 내주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쇠퇴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
이와관련,최근 생산기술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의 SMD화율은 시판 액을 기준으로 89년 4%에서 92년에 28%로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는 선진 외국의 예를 볼 때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HIC 업계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ASIC(주문형 반도체)화 추세 또한 설상가상격으로 HIC 업계에 주름살을 더해주고 있다.
제품의소형화 및 원가절감 측면에서 HIC를 ASIC으로 대체 하려는 경향이 가전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업계 일각의 "위기론"은 바로 이러한 사정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위기타개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들이다.
일부업체의 경우 일찌감치 이러한 상황을 예감하고 내수시장에서 눈을 돌려 수출에 주력,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도 하다. 유양화학이 대표적인 업체 로 이 회사는 중국시장 진출 등을 통해 92년 1백60억원 가량이던 매출액을 작년에 2백70억원으로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는 3백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92년 15%에 불과하던 이 회사의 수출비중은 지난해 50%로 높아졌고 올해엔 65%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5대업체중유양이외 다른 업체들은 해외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내수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업체는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으로 내수시장에서의 새로운 수요창출에 최대의 역점을 두고 있다.
대우전자부품과금성알프스가 부가가치가 높고 수입의존도가 큰 전장용 HIC 등의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고 삼성전기도 HIC용 소재 국산화와 전자용을 비롯한 산업용 HIC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단암산업은 HIC 기술을 바탕으로 이동통신용 고주파 부품과 DC/DC 컨버터 등 파워용 부품으로의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이같은 노력들이 올해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낼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명한것은 지금은 변화의 시기로 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술개발을 통한 신시장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오세관 기자>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정유신의 핀테크 스토리]'비트코인 전략자산' 후속 전개에도 주목할 필요 있어
-
5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6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7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8
단독중기부, 클라우드 업고 디지털 부처 전환
-
9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10
현대차, '아이오닉 9' 공개…“美서 80% 이상 판매 목표”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