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 즐기는 여성, 유방암 위험 높아진다

Photo Image
연구결과표.(그래픽=생성형AI)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한국인 여성을 9년 넘게 추적한 결과 고당류 가공식품을 자주 먹은 여성에게서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같은 당류라도 과일로 섭취한 경우에는 위험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5일 서울대 의대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한원식 유방외과 교수, 신우경 목원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수행했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영양학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인 건강검진 코호트(HEXA)에 참여한 40~69세 여성의 식습관 자료를 국가암등록통계와 연계해 2018년 말까지 유방암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추적 기간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713명이다. 비만도와 음주, 운동, 출산력, 초경 연령, 경구피임약 사용, 유방암 가족력 등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고당류 식품으로는 가당 시리얼, 잼·꿀·버터·마가린, 케이크와 과자, 아이스크림, 사탕과 초콜릿, 탄산음료, 가당 전통차 등 7개 식품군을 묶었다. 이 식품군을 주 2회보다 자주 먹은 여성은 월 1회 이하로 먹은 여성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28% 높았다.

품목별로는 기준선이 갈렸다. 아이스크림은 주 1회보다 자주 먹은 여성이 전혀 먹지 않은 여성보다 위험이 26% 높았다.

가당 시리얼은 두 달에 1회보다 자주 먹기만 해도 34% 높아, 위험이 올라가기 시작하는 섭취 빈도가 가장 낮았다.

다만 같은 단 맛임에도 과일은 양상이 달랐다. 조사 대상 여성의 하루 평균 당류 섭취량은 44g으로, 이 가운데 43%가 과일에서 왔다. 사과와 포도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도 과일 섭취량과 과일에서 얻은 당류는 유방암 발생 위험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령에 따라서도 결과가 나뉘었다.

50세 미만 여성이 고당류 식품을 주 2회보다 자주 먹은 경우 위험은 52% 높아져 전체 평균의 두 배 수준이었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유의한 증가가 확인되지 않았다. 음주 경험이 있는 여성에서도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인슐린 경로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고당류 식품을 자주 먹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혈중 인슐린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1(IGF-1) 수치가 올라가는데, 이 물질은 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해 일부 암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가당 시리얼은 정제 곡물과 첨가당이 함께 들어 식후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키우고, 아이스크림은 첨가당과 포화지방을 동시에 담고 있다”며 “때문에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일에는 당류 외에 식이섬유와 비타민,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등 항산화·항염증 성분이 함께 들어 있어 대사 부담을 일부 덜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