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이 MBK파트너스(MBK)와 맺은 경영협력계약상 콜옵션 조항을 둘러싼 배임 의혹에 대새 설명을 내놨다. 다만 의구심에 대한 핵심 답변은 회피한 채 그간의 답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재계에서는 주가 상승기에 권리가 행사되면 영풍의 손해가 커진다는 이유로 배임 성립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영풍이 △공개매수 가격을 기준으로 영풍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계약 체결 당시 인지했는지 △ 가격 연동 구조가 왜 영풍에 더 불리할 수 있는 고정가격 방식으로 변경됐는지 △계약에 문제가 없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에 영풍은 입장문을 통해 변경 경영협력계약상 최초 기준가격 70만원에 연 5%가 가산됐고, 현재 옵션의 행사 가격은 77만원이라고 밝혔다. 또 영풍이 고려아연의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수령할 수 있고, 반대급부의 풋옵션도 설정돼 있어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옵션 행사 가격이 오르는 '장기투자'라고도 덧붙였다.
영풍과 MBK 측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 2024년 9월 13일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착수하며 경영협력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7만91주를 대상으로 한 콜옵션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것은 옵션 가격의 선정 방식이다. 최초 계약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이 오르면 콜옵션 행사 가격도 상승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나, 공개매수가 인상 하루 전 이 조건이 변경됐다. 변경 후 콜옵션 가격 산정은 주당 70만원에 연 5%의 이자를 더하는 방식으로 고정됐으며, 이후 당초 66만원이었던 공개매수 가격은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잇달아 올랐다.
영풍의 답변은 핵심을 비껴갔다는 게 경제계 지적이다. 공개매수 가격 인상을 앞두고 왜 영풍에 불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계약 조건이 변경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지 않아서다. 또 해당 경영협력계약의 콜옵션은 일정 시점 후 단기간 내 행사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고, 행사 여부와 시점은 MBK가 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을 자의적으로 숨기고, 유리한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KZ정밀은 이와 관련 영풍이 정말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면 해법은 간단하다고 입장문을 냈다. 최초로 체결된 경영협력계약과 후속 변경계약의 전문을 공개하면 된다고 했다. 나아가 옵션 가격 산정의 근거, 이사회 의사록, 외부 자문자료와 옵션에 대한 가치평가 결과 등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주주와 시장에 투명하게 밝히면 자연스럽게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를 회피하고 일부 조건만을 발췌해 '정상 계약'이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양측의 경영협력계약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고 했다.
KZ정밀측은 이어 “영풍은 자신들의 핵심 자산 중 하나인 고려아연 주식의 공개매수가격 연동 조항을 포기한 이유와 고정가격 변경의 의사결정 주체 등 관련 사안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그것이 대형 상장사로서 주주와 시장에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