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 COP17 폐막…'2030 생물다양성 목표' 이행 속도낸다

129개국 이행 점검…순조로운 국가별 목표 절반 못 미쳐
재원·기술 부족 최대 걸림돌…‘예레반 경로’ 합의
유전자원 이익공유 ‘칼리 기금’ 운영 기반 마련
韓 바이오브릿지 기여 평가…AI·위성 활용 국제협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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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7) 참가국 대표들이 30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폐막 본회의를 앞두고 주요 의제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COP17은 당초 예정된 폐막일을 넘겨 협상을 진행한 끝에 31일 최종 결정문을 도출하고 막을 내렸다. 사진 출처 : 아르메니아 정부 COP17 공식 홈페이지

전 세계 196개국이 참여한 제17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7)가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 가속 방안에 합의하고 막을 내렸다. 각국의 생물다양성 목표 가운데 이행이 순조로운 목표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제사회는 공공·민간 재원 동원과 개도국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9일부터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COP17이 당초 예정된 폐막일인 30일을 하루 넘겨 협상을 진행한 끝에 31일 오전 9시30분께(현지시간) 최종 결정문을 도출하고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자연을 위한 행동(Taking Action for Nature)'을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는 196개 당사국과 국제기구, 전문가 등 2만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제협력관을 수석대표로 기후부와 외교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정부 대표단을 구성해 참석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2022년 12월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체계(KM GBF)'의 이행 진전 상황을 처음으로 전 지구적 차원에서 점검했다. KM GBF는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추진할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를 담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재원 확충과 유전자원 디지털 서열 정보(DSI) 이용으로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 등 체계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주요 의제도 논의됐다.

총회에서 논의된 의제는 모두 23개다.

우선 KM GBF에 대한 첫 전 지구적 이행 점검 결과를 토대로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한 이행 가속 방안을 마련했다. 올해 3월까지 129개 당사국이 국가보고서를 제출했으며 각국의 자체 평가 결과 국가별 목표 가운데 이행이 순조로운 목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원과 기술 등 이행 수단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다.

이에 당사국들은 이행을 가속하기 위한 '예레반 경로(Yerevan Pathway)'에 합의했다. 국내외 공공·민간 분야의 재원을 동원하고 개발도상국의 이행 수단을 확대하는 한편 지방정부와 여성, 청년 등 다양한 활동 주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9년 6월 30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제8차 국가보고서를 위해 지구환경기금(GEF) 재원을 적시에 집행하고, 모니터링과 지표 개선을 위한 기술전문가그룹을 구성해 다음 총회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재원 확충 방안도 주요 쟁점이었다. 당사국들은 KM GBF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재원 기여국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 기준·절차 등을 논의했다.

재원 기여국 확대 기준과 절차, 기여의 자발성 등을 둘러싸고 국가 간 입장 차가 이어지면서 고위급 협의와 비공식 협의를 병행해 절충안을 모색했다. 논의 초기에는 재원 기여국 확대를 놓고 이견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각국의 자발적 의사에 기반해 재원 동원을 가속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지구환경기금에 대한 지침과 재원 지원체계 개선 방안도 논의했다.

유전자원 디지털 서열 정보(DSI)를 이용해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하기 위한 '칼리 기금(Cali Fund)'의 세부 운영 방안도 다뤄졌다.

칼리 기금은 유전자원 데이터를 활용해 창출한 수익을 유전자원의 출처인 개발도상국 등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제16차 총회에서 신설됐다. 이번 총회에서는 기금의 임시 배분과 기여 인증서의 과도기적 발급 등에 합의해 DSI 다자체제와 칼리 기금의 실질적인 운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기업의 기여 기준과 기여 인증서의 법적 효과 등 세부 사항은 후속 회기 간 작업반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

개도국의 KM GBF 이행 역량을 높이기 위한 과학기술 협력도 강화한다. 국가 간 역량 격차를 분석하고 교육자료 개발 등을 통해 각국의 경험 공유를 확대하기로 했다. 과학기술 협력체계의 기반이 되는 글로벌조정기구의 2027~2028년 업무계획도 승인했다.

정보공유체계(CHM)와 지식관리 분야에서는 개도국에 대한 재정·기술 지원을 촉구하고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정보 접근성 개선을 요청했다. 2030년까지의 생물다양성 교육 글로벌 실행계획을 환영하고 각국이 자발적으로 활용하도록 권장했다.

특히 이번 결정문에는 생물다양성협약 회원국 간 과학기술 협력 증진을 위한 한국의 기여를 높이 평가해 우리나라가 운영 중인 '바이오 브릿지 구상(BBI·Bio Bridge Initiative)'에 대한 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의 감사 표시가 포함됐다. BBI는 2014년 평창에서 열린 제12차 당사국총회에서 출범했다.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 대응 간 연계도 강화한다. 당사국들은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달성과 기후변화 대응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각국의 전략과 정책에서 두 분야의 연계와 공동편익을 고려하도록 했다.

자연기반해법과 생태계기반 접근법에 대한 투자 확대도 권장했다. 생물다양성협약과 기후변화협약, 사막화방지협약 등 이른바 '리우 3개 협약' 간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 대표단도 주요 의제 협상과 국제협력 활동을 진행했다. KM GBF 전 지구적 이행 점검과 자원 동원, DSI 등 주요 의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 동향과 각국의 입장을 검토하면서 국제적 합의 도출을 위한 논의에 참여했다.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린 고위급회의에서는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이행을 위한 국내 노력을 소개했다. 한국이 출범시킨 BBI와 '평화와 생물다양성 대화 구상(PBDI)' 등 기술협력·역량강화를 통한 국제사회 기여를 소개하고 생물다양성·기후변화 등 국제환경협약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연합(EU), 사우디아라비아, 볼리비아, 노르웨이 등과 양자면담도 진행했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이행을 위한 정책 경험을 공유하고 생물다양성 관련 기술협력 등 환경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U의 패트릭 차일드 환경총국 부국장과는 순환경제를 포함한 환경 분야 고위급 양자 소통 창구 신설을 협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압둘모흐센 얄슈나이프 국립야생동물센터 총괄책임자와는 생물다양성과 종다양성 보전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볼리비아 알레한드로 아라우호 무라카미 기획개발환경부 생물다양성·보호지역 국장과는 보호구역 및 자연공존지역(OECM) 확대 경험과 정책을 공유했다. 특히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볼리비아와 AI·위성 기술에 강점을 가진 한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노르웨이 엘렌 브루젤리우스 바케르 기후환경부 지속가능전환국 부국장과는 순환경제를 비롯한 양국의 환경정책을 공유했다.

한국 대표단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내 정책 경험과 국제협력 성과를 알리기 위한 부대행사도 개최했다. 기업의 자연 관련 정보 공시 지원과 보호지역, 해양·산림 생물다양성 보전 등을 주제로 국내 정책과 우수 사례를 소개하고 국제사회와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국제협력국장은 “이번 당사국총회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글로벌 생물다양성 체계 이행을 위한 노력을 알리고, 각 국가와 교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술협력·역량 강화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제18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8)는 2028년 에콰도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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