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청년 50만명에게 1년간 고성능 인공지능(AI) 이용권과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는 '청년 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을 재추진한다. 지난달 서울시의회에서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연내 사업이 무산된 가운데 지원 내용을 구체화해 내년도 본예산 반영을 추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서울시청에서 대학생, 기업·대학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청년 AI 성장권 지원 시범사업 설명회에서 “청년들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할 수 있도록 이용 환경과 배움의 기회를 넓히겠다”며 “내년도 예산안만 통과된다면 1월부터 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지난 7월 발표한 '청년 AI 사다리' 정책을 청년과 대학·기업 등 의견을 반영해 구체화한 것이다. 서울 거주 청년 50만명에게 1년간 고성능 AI 이용권을 제공하고 맞춤형 과제·첨삭, 수준별 교육, 전문가 멘토링 등을 연계해 학업·취업·창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청년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와 수준에 맞는 과제를 선택하고 AI를 활용해 스스로 해결하도록 지원한다. 학업·취업 분야에서는 학습자료 정리, 자기소개서 개선 등을, 직무·창업 분야에서는 업무 데이터 분석·자동화, 제품·서비스 시제품 제작 등을 다룬다.
모든 참여자에게 온라인 교육·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도 기초·응용·고급 수준별 교육이 진행된다. 경제적·사회적 여건에 따른 AI 활용격차를 줄이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사회배려청년을 우선 선정한다.
서울시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실시한 두 차례 설문조사에는 응답자 중 청년의 85.1%가 사업참여 의향을 밝혔다. 특히 유료 AI를 구독하지 않는 청년 응답자의 75.4%는 구독료 부담을 이유로 꼽았으며, AI 고급 기능 활용과 활용법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게 나타났다.
다만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시는 당초 올해 10월부터 청년 AI 성장권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3개월분 사업비 56억2500만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했지만 서울시의회는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서울시는 2027년도 본예산안에 청년 AI 성장권 사업비를 반영할 계획이다.
기업들과 가격 협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오 시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오픈AI·구글 등 국내외 기업과 AI 이용권 가격을 1인당 월 2.5달러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협의했다. 하지만 예산 삭감으로 당초 예정했던 사업 시행이 무산됐고 기업들과의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챗GPT와 제미나이를 운영하는 두 기업이 AI 활용 분야에서 서울의 상징성을 중요하게 생각해 파격적인 가격으로 협상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면서 “추경예산이 통과되지 않아 약속을 못 지키게 되면서 협상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용권 가격이 좀 더 비싸질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력 격차가 불공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청년들이 유료 버전 AI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아쉽고 서울시의회가 여소야대가 되면서 일하는데 여러 가지로 힘이 든다”고 토로하면서 “청년들에게 이 정책이 얼마나 절실하고 꼭 필요한지를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