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에코디자인' 법제화 시동…기준·검증·정보공개 범위가 관건

Photo Image
남광우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이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차 에코디자인 정책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정부가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 도입을 위한 법률안과 운영체계 마련에 나섰다. 산업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품목별 환경성 기준 설정과 측정·검증 방법, 제품 정보공개 범위 등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제2차 에코디자인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21일 개막한 '2026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의 일환이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9월 제1차 포럼에서 에코디자인 제도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1년간의 추진 경과와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두 기관은 올해 2월 △섬유·의류 △철강·알루미늄 △전기·전자제품 △타이어 △녹색전환인프라 등 5개 우선검토 품목군을 선정한 데 이어 4월 에코디자인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이후 제도화 포럼과 운영위원회에서 법률안과 운영체계를 논의해 왔고, 10차례 품목별 포럼을 열어 57개 기업·기관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다.

이 과정에선 △품목별 특성을 반영한 환경성 기준 설정 △측정·검증 방법 확립 △제품 정보공개 범위 결정 △중소기업 이행 부담 완화 △유럽연합(EU) 등 국제기준과의 정합성 확보 △기업 참여를 이끌 인센티브 설계 등이 과제로 꼽혔다.

EU는 2024년 7월 발효한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에 따라 섬유·의류, 철강 등 제품군별 에코디자인 기준을 순차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ESPR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내구성과 수리 가능성, 재활용성, 재생원료 사용 등 지속가능성 요건을 갖추도록 요구한다. 에너지 관련 제품에 한정됐던 에코디자인 적용 대상도 사실상 모든 물리적 제품으로 확대됐다. EU는 제품 소재와 환경성능, 수리·재활용 정보를 QR코드 등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하는 디지털제품여권(DPP) 도입도 추진 중이다.

포럼에선 이런 변화가 국내 산업에 도전이자 기회라는 진단이 나왔다.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부담이 크지만,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순환경제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법제화에 속도를 내되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제품별 특성과 환경성, 소비자 편의성, 기업 대응 능력, 기존 법·제도와의 충돌 여부까지 두루 따져 기본이 튼튼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주제 발표에선 기후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이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화 추진 현황과 ESPR 동향을 소개했고, 업종별 협회 등 산업계가 5개 품목군별 쟁점을 공유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에코디자인 기준 마련 방법론과 DPP 도입을 위한 제도화 방향을 제안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이날 나온 의견을 정책 방향과 제도 구체화에 반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산업계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지속 수렴하고, 국제 제품 환경규제 동향과 산업별 정보를 공유해 국내 기업 대응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남광우 환경산업기술원장은 “제품의 환경성능이 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산업계의 현실과 국제 규제 동향을 충분히 고려해 실효성 있는 한국형 에코디자인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성웅 기자 yes@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