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2410명 참여한 총 23개 프로젝트 운영
중1 학생 약 120명 대상 비교 실험까지 추진

인천시교육청이 10개 정책학교에서 학생의 사고력과 주도성을 기르는 인공지능(AI) 수업 모델을 검증한다.
인천시교육청은 조병영 한양대 교수 연구팀 주관으로 정책학교와 일반학교를 비교해 '읽걷쓰AI' 교수학습 모델의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대상은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를 포함한 정책학교 10곳과 대조군인 일반학교다. 학생이 AI에 답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질문하고 결과를 검증하도록 설계한 수업이 실제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연구다.
읽걷쓰AI는 읽기·걷기·쓰기에 AI 활용을 결합한 교육 모델이다. 학생이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Human), AI와 대화하며 질문과 탐색 범위를 넓힌 뒤(AI), 다시 자신의 언어로 결과를 검증하고 완성하는(Human) 'H-A-H' 원리를 적용했다. 현상·문제·과업·실천으로 이어지는 '4P 학습 역량'도 수업 설계의 핵심이다.
시교육청은 앞서 지난 3월 '인천 AI교육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발달 단계별 맞춤형 교육과 윤리·공공성·포용성에 기반한 AI 활용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수업 설계는 AI로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과 학생이 실제로 배우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바탕을 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월 발간한 '디지털 교육 전망 2026'에서 교육적 지도 없이 AI에 과제를 맡기면 결과물의 수준이 높아져도 학습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고교 수학 수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일반 챗봇 형태의 AI로 연습한 학생들이 이후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 미사용 집단보다 성적이 17% 낮았다. 반면 정답 대신 교사가 설계한 힌트를 제공하도록 구성한 AI에서는 이러한 부정적 학습 효과가 대부분 완화됐다.

정책학교에서는 지금까지 학생 2410명이 23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프로젝트당 평균 수업은 9.6차시였으며, 국어·사회 등 단일 교과형이 73.9%, 여러 교과를 결합한 융합형이 26.1%를 차지했다.
학생들은 온라인 협업 도구인 패들렛, 디자인 도구인 캔바, 생성형 AI인 제미나이 등을 활용했다. 수업은 단순 검색을 넘어 질문을 확장하고 정보를 탐색한 뒤 결과물을 검증·수정하는 활동으로 구성됐다.
인천 학생 103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의 62.7%, 중등학생의 71.3%가 AI가 자신보다 똑똑하다고 인식했다. 동시에 AI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게 되는 문제를 경계했다.
가장 배우고 싶은 내용은 학교급에 따라 달랐다. 초등학생은 'AI를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중등학생은 'AI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각각 1위로 꼽았다.
교사 대상 조사와 연수도 진행했다. 정책학교 교사 265명에 대한 사전 조사에서 94.7%가 교육 업무에 AI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시교육청은 학교별 여건에 맞춘 실습 연수를 13회 지원했으며, 연수 참여 교원의 90.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올해 2학기 중학교 1학년 약 120명을 대상으로 읽걷쓰AI 수업 집단과 일반 AI 활용 집단을 비교하는 현장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AI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기초 역량을 비교하고, AI 환경에서 필요한 문해력의 증진 효과를 측정한다.
교사가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AI 지시문 모음집인 '읽걷쓰AI GEMS' 웹 플랫폼도 고도화한다. 현상·문제·과업·실천 단계별로 수업을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 보급도 확대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의 '2026년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역량 강화 연수'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읽걷쓰AI 교원 역량 체계'를 바탕으로 연수 목적과 강사 양성, 연수 결과를 다음 교육에 반영하는 체계를 정비했다.
연구 결과는 국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등재 학술지와 2027년 국제 학술대회 등에 발표할 예정이다.
도성훈 교육감은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교육이 범하지 말아야 할 가장 큰 실수는 기술만능주의에 빠져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을 기술에 넘겨주는 것”이라며 “읽걷쓰AI는 아이들이 AI를 도구 삼아 더 깊게 사유하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교육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의 학생들이 기술에 휘둘리지 않고 미래를 주도하는 평생학습실천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읽걷쓰AI를 미래 공교육의 표준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