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반도체 고용 7% 뛰었는데…청년 일자리는 5.5만명 줄었다

반도체 수출·설비투자에 가입자 7300명↑
제조업 두달 연속 증가…반도체 장비도 회복
29세 이하 제조업 2.1만명↓·정보통신 1.5만명↓
노동부 “청년 인구 감소 영향…감소폭은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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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식 고용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이 지난달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8월 고용노동 행정통계로 분석한 노동시장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산업인 반도체 고용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에 힘입어 관련 고용보험 가입자가 1년 새 7% 늘어난 반면 29세 이하 가입자는 5만5000명 감소했다. 제조업에서도 청년 가입자가 2만1000명 줄었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고용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청년층까지 온기가 확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1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6년 9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1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300명(7.0%) 증가했다. 증가폭은 5월 4400명에서 6월 5000명, 7월 6200명, 8월 6700명, 9월 7300명으로 5개월 연속 확대됐다.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는 장비업계 고용으로도 이어졌다. 기계장비 제조업 가입자는 5100명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기계 등이 포함된 특수목적용 기계 가입자가 3100명 늘었다. 기계장비 제조업은 지난 6월 증가로 돌아선 이후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이 이끌면서 전체 제조업 고용도 회복 조짐을 보였다. 9월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5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8000명 증가했다. 지난 8월 증가 전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플러스다. 전자·통신이 5900명, 기계장비 5100명, 기타운송장비가 7500명 각각 늘었다.

반면 청년 고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보다 5만5000명 감소했다. 30대는 8만8000명, 40대 6000명, 50대 4만1000명, 60세 이상은 20만7000명 각각 늘어 29세 이하만 감소했다.

제조업에서도 전체 가입자는 8000명 늘었지만 29세 이하는 2만1000명 줄었다. 반면 30대와 60세 이상은 각각 1만2000명, 2만1000명 증가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고용이 살아나는 것과 청년 고용이 엇박자를 보인 셈이다.

청년 고용 부진은 주요 산업 전반에서 나타났다. 29세 이하 가입자는 정보통신업에서 1만5000명, 보건복지업에서 1만2000명, 전문과학기술업에서 8000명 감소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 등이 포함된 정보통신업 전체 가입자는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노동부는 청년 고용 감소에는 인구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조원식 노동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29세 이하 청년 가입자는 5만5000명 감소했으나 감소폭은 축소되고 있다”며 “29세 이하 인구가 14만4000명 감소한 영향을 받는 가운데 제조업, 정보통신, 보건복지, 전문과학기술업 등을 중심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과장은 반도체 고용 증가에 대해서는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 제조를 중심으로 가입자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반도체 분야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반도체 제조기계가 포함된 특수목적용 기계에서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청년 기준을 34세까지 확대하더라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조 과장은 “34세까지 확대해도 흐름 자체는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며 관련 통계 병기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조업 고용 회복에는 외국인 근로자의 영향도 컸다. 지난달 고용허가제(E-9·H-2) 외국인 가입자는 1만2000명 증가했고 이들의 90.1%가 제조업에 집중됐다. 제조업 전체 가입자는 8000명 늘었지만 고용허가제 외국인을 제외하면 4000명 감소했다. 다만 감소폭은 6월 2만1000명에서 9월 4000명까지 줄었다.

전체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93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8만8000명(1.8%) 증가했다. 9개월 연속 20만명대 후반 증가세다. 서비스업은 28만3000명 늘었고 건설업은 6000명 줄어 38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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