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전국 9만6000호의 주택 착공을 추진한다. 공공택지 직접 시행과 사업기간 단축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건설원가 상승과 임대사업 손실로 재무 부담이 커지는 데다 인력마저 부족해 정부에 재정지원과 대규모 증원을 요청했다.
이성훈 LH 사장은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도권 8만6000호를 포함해 전국 9만6000호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을 중단하고 직접 시행으로 전환하는 한편, 내부 조직개편과 인력 재배치로 공급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서리풀·태릉 등 공공택지는 인허가와 보상, 철거, 부지 조성을 병행해 착공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긴다. 내년부터 노후 임대주택 재건축과 유휴부지 활용, 도심복합사업을 통한 도심권 공급도 확대한다. 공공임대는 역세권 입지를 늘리고 평형과 디자인을 개선해 민간 브랜드 아파트 수준으로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공급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은 과제로 떠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몇 년간 공사 원가가 50% 가까이 올라 개발사업을 해도 남는 것이 많지 않다”며 “부채 증가 속도는 빠르고 회복은 더뎌 정부에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도 임대주택 건설 지원단가를 높이는 방안을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다.
인력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 정규직이 2020년 7100여명에서 현재 6300여명으로 감소했고, 숙련 직원의 휴·퇴직과 이직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사업 물량과 종류가 모두 늘어 대규모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며 처우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채용을 병행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LH 조직 분리 이후 임대사업 손실을 어떻게 보전할지도 쟁점이다. 그동안 토지·주택 분양 수익으로 임대사업 적자를 충당했지만 기능 분리 이후에는 별도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주택도시기금에 별도 계정을 마련해 개발사업 이익 일부를 임대사업 담당 기관으로 이전하고, 임대주택 건설·관리 지원단가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공사비 연동형 신축매입약정으로 약 1000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장종태 민주당 의원은 대전역 쪽방촌 정비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공공임대 물량이 420호에서 174호로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LH는 매입약정 관련 소송·채권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쪽방촌 사업은 국토부와 함께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