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의 공정거래위원회 현장조사 거부를 놓고 여야가 국회 차원의 공동 대응과 입법 보완을 요구했다. 공정위 조사권을 무력화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도 조사 집행정지가 법 집행 전반을 제약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는 쿠팡의 현장조사 불응과 소송 제기가 도마에 올랐다. 공정위는 지난 8월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의혹을 조사하려 했으나 쿠팡이 사전통지 절차 등을 문제 삼아 응하지 않았다. 이후 쿠팡은 현장조사 결정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3일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주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상당히 무겁게 보고 있다”며 “조사 권한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공익에 심대한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공정위 법 집행의 출발점인 조사권이 제한될 경우 경제적 약자의 권익 보호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사전통지 없는 현장조사의 적법성도 강조했다.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공정위가 사전예고 없이 조사권을 행사해 왔으며, 행정조사기본법 역시 증거인멸 위험이 있을 때 사전통지 없이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업의 영업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사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쿠팡을 비판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위 법 집행을 무시하는 태도가 다른 유통업체로 확산될 수 있다며 정무위 차원의 결의문이나 공동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기업의 거부로 공정위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 면허가 돼서는 안 된다”며 쿠팡의 대응을 비판했다.
논의는 입법 보완으로 이어졌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기업이 현장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우려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며 조사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는 문제를 거론했다. 관련 법령 정비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여야 간사에게 대응 방안을 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쿠팡의 조사 불응 사태를 계기로 공정위 조사권의 범위와 기업의 절차적 권리 사이에서 제도적 보완을 모색하는 국회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