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배상, 정부·기업이 함께 낸다…15개사 '분담금' 확약

옥시·SK케미칼·애경 등 협약 참여
기업 분담금·정부 출연금으로 재원 조성
배상총액 추계해 내년 상반기 분담금 부과
이달 심의위 구성…내년 4월까지 신청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배상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와 관련 기업이 함께 책임진다. 옥시레킷벤키저와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애경산업 등 15개 사업자가 피해 배상을 위한 분담금 납부를 약속하고 정부도 출연금 확보에 나선다. 정부는 배상 세부기준을 연내 마련하고 배상총액을 산정해 내년 상반기 기업별 분담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가습기살균제 사업자와 원료물질 사업자 15개사와 '가습기살균제 배상이행협약'을 체결한다. 이날 시행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 전부개정에 맞춰 안정적인 배상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협약의 핵심은 정부와 기업이 배상재원 마련에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다. 기업들은 피해 배상을 위한 분담금을 성실하게 납부하고 기후부는 정부 출연금 예산 확보에 나선다. 분담금 등을 둘러싼 이견이 발생하면 협의체에서 상호 협의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과의 분담금 갈등이 장기화해 피해자 배상까지 늦어지는 상황을 방지하는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배상재원을 둘러싼 이견을 소송 등 분쟁으로 가져가기 전에 협의체에서 조율해 재원 확보의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전체 배상재원과 기업별 부담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기후부는 배상심의위원회가 마련할 세부기준에 따라 전체 배상액을 추계한 뒤 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 사업자별 분담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마련될 배상기준과 기업별 분담 방식이 실제 배상 규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와 기업은 피해 배상뿐 아니라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화학안전망 강화에도 협력한다. 원료물질부터 제품 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전주기 화학안전망 구축에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국가 주도 배상체계도 8일부터 본격 가동된다. 피해자가 배상을 신청하면 건강피해와 노동력 상실률 등을 조사하고 국무총리 소속 '가습기살균제 배상심의위원회'가 배상 여부와 금액을 최종 심의·결정한다.

배상이 결정된 피해자는 두 가지 지급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배상금을 한꺼번에 받거나 향후 치료비를 제외한 배상금을 우선 지급받고 치료비를 계속 지원받는 방식이다. 결정된 배상 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재심의를 청구할 수 있다.

배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 피해자의 지원이 끊기는 것도 막는다. 현재 구제급여를 받는 피해자는 최종 배상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기존 구제급여를 계속 받을 수 있다. 신청부터 심의·지급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피해자의 경제적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배상심의 신청은 8일부터 내년 4월 7일까지 6개월간 진행한다. 기존 피해구제 대상자는 특별법 시행일에 배상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관련 서류는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 신규 신청자는 신청서와 증빙서류를 갖춰 배상심의위원회에 신청하면 된다. 온라인 피해자지원종합포털과 서울·세종 현장 접수창구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이달 중 배상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내 배상 세부기준과 안내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개별 피해자에 대한 본격적인 배상심의에 착수한다. 이어 배상총액을 추계해 내년 상반기 기업별 분담금을 부과하면서 실제 재원 조성에도 속도를 낸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해 오랜 시간 고통을 겪으신 피해자와 유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협약이 배상이 늦어질지 걱정하시는 피해자분들께 안심을 드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도 배상 책임의 당사자로서 배상 절차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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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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