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 윤성천 한국저작권보호원장 “K콘텐츠 가는 곳 모두가 보호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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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났습니다] 윤성천 한국저작권보호원장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K-콘텐츠가 향유되는 세계 모든 지역이 우리의 저작권 보호 영역입니다. 국내에서 불법 사이트를 하나하나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현지 기관과 공조해 운영자와 서버, 광고·결제까지 추적해 나가겠습니다.”

윤성천 한국저작권보호원장은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에 맞춰 저작권 보호 체계도 국내 중심에서 글로벌 대응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취임한 윤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상버과장과 저작권정책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파견을 등을 거친 저작권 정책 전문가다. 그는 임기 중 보호원의 역할을 '글로벌 문화 영토의 수호자'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글로벌로 보호 영역을 확대하고 사후 단속에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의 선제 대응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개별 게시물 삭제에서 광고와 결제, 호스팅 등 수익구조 차단으로 대응 영역을 확대하고 창작자를 존중하는 저작권 문화 확산을 추진한다.

특히 지난 5월 도입된 저작권 침해 사이트 긴급차단 제도로 인한 변화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 11일부터 8월 말까지 긴급차단 1232건, 일반 접속차단 321건이 이뤄졌고 트래픽 상위 3개 불법사이트의 일평균 트래픽은 471만건에서 171만건으로 64% 감소했다.

윤 원장은 “차단 자체가 최종 목표가 될 수는 없다”며 “대체사이트까지 추적하고 운영자를 특정해 수사로 연결하고, 궁극적으로 불법 유통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박지성 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장

-취임 후 가장 중점을 두는 정책은 무엇인가.

▲권리자와 창작자들을 만나보면 해외 저작권 보호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크다. K콘텐츠는 이미 세계 각국에서 소비되고 있는데 어떤 지역은 불법 유통이 많고, 합법 시장이 형성돼 있더라도 국내 권리자에게 수익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때문에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는 국내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K콘텐츠가 향유되는 모든 지역을 우리의 보호영역으로 보고 해외 정부와 수사기관, 국제기구, 플랫폼, 권리자와 함께 대응해야 한다. 보호원이 '글로벌 문화 영토의 수호자'가 되는 것이다.

동시에 단속 방식도 바꿔야 한다. 침해가 발생한 뒤 삭제하는 방식에서 AI와 빅데이터로 침해 가능성을 조기 발견하고 확산을 막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사이트 운영자를 잡는 것에서 광고, 결제 등 불법 사이트를 유지하는 수익구조 전체를 들여다 봐야 한다.

-긴급차단제 시행 4개월이 됐다. 효과를 체감하나.

▲현장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 트래픽 상위 3개 불법사이트의 일평균 트래픽은 시행 전 대비 64% 감소했다. 주요 불법 사이트 중에서는 트래픽이 95% 감소한 경우도 있다.

특히 불법사이트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편도 커지고 있다. 대체사이트를 찾아가더라도 이미지 서버가 차단되면 콘텐츠 이용이 어려워진다. 불법 이용이 번거로워지면 결국 합법 서비스로 이동할 유인이 생긴다. 실제로 업계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웹툰 애플리케이션 설치가 약 77% 증가하고 작가들의 유료보기 수익이 3배 수준 증가한 사례도 있다.

'사이트를 막았더니 다른 주소가 생긴다'는 비관론이 나오기도 한다. 차단을 지속하는 동시에 증거를 모으고 운영자를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긴급차단 건수 자체보다는 재등장을 얼마나 억제했는지, 대응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 합법시장으로 이용자가 얼마나 이동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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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났습니다] 윤성천 한국저작권보호원장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불법사이트가 해외 서버를 활용하면 국내 차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저작권 침해는 이미 초국경 범죄 형태로 바뀌었다. 운영자가 있는 나라, 도메인과 결제 계정은 또다른 나라에 있는 식이다. 한 기관이나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현재 보호원은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 현지 거점을 중심으로 지식재산당국과 수사기관, 권리자 단체와 협력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현지 공안부와 문체부 특별사법경찰, 웹툰 권리사가 공조해 불법사이트를 폐쇄하는 성과도 냈다.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만들고 사건 처리를 요청하는 조직이 있어야 가능한 성과다.

앞으로 K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는 미주와 유럽 등 주요 권역으로 협력망을 넓혀야 할 필요가 있다. 협약만 체결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건이 발생하면 운영자 정보를 신속하게 공유하고 증거를 보전하는 실질적인 공조 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팔로 더 머니(Follow the Money)' 방식도 강조하고 있다.

▲사이트 하나를 없애도 돈을 벌 수 있으면 다시 만든다. 불법유통의 수익원을 끊어야 하는 것이다. 운영자뿐 아니라 호스팅, CDN, 검색, 광고, 결제사업자와 협력하고 범죄수익 관련 자산까지 추적해야 한다.

상습적·영리적 침해는 수사기관과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범죄수익을 찾아야 한다. '사이트 하나 폐쇄했다'에 끝나지 않고 불법유통을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돈이 흐르는 구조 자체를 무너뜨려야 한다.

-고의적 저작권 침해에 최대 5배를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도 시행됐다.

▲8월 11일 제도가 시행돼 구체적인 판결이나 성과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보호원이 직접 부과하는 행정제재가 아니라 권리자가 민사 소송을 청구해 법원이 판단하는 제도라 실제 판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다만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불법으로 얻는 이익보다 책임이 작아서 '걸려도 남는 장사'가 되는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반복적인 대규모 영리 침해는 이전보다 무거은 책임이 따른다는 점 자체가 억지력이 될 수 있다.

-AI도 불법사이트 대응에 활용할 수 있을까

▲이미 상당 부분 활용하고 있다. 기존 불법사이트의 화면 구성과 콘텐츠 배열, 광고 코드 등 특징을 학습해 도메인을 바꾸더라도 의심되는 사이트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보호원의 저작권 침해 종합대응시스템은 합법·불법 사이트 약 3200개를 이미지 기반 AI 모델로 학습시켰다. 이를 활용해 영어·중국어 등 12개 언어권에서 신규 불법사이트 2500여개를 추가로 탐지했다. 영화·방송·웹툰 등의 특징 정보를 활용해 95만건의 K콘텐츠 불법 유통정보를 자동 수집하기도 했다.

AI 활용은 불법사이트를 찾는 단계를 넘어 그 안에서 어떤 콘텐츠가 불법으로 유통되는지 식별하는 단계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 시대에는 저작권 침해 여부가 불분명해지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

▲AI로 만드는 생성물과 저작권 침해여부는 다른 문제로 판단하고 있다. 학습데이터부터 생성물, 유통 과정까지 단계별로 쟁점이 다양하다. 아직 판례나 사회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 보호원이 먼저 모든 것을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기술적 대비는 해야 한다. 생성 단계에서는 워터마크와 핑거프린트, 출처인증 기술을 활용하고 유통 단계에서는 AI로 변형된 콘텐츠를 탐지한 뒤 권리 확인과 채증, 삭제 및 차단으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식이다.

AI가 저작권 침해 도구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호 도구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핵심은 AI로 빠르게 의심 사례를 찾아내되 최종적으로 사람이 법적 기준과 이용 맥락을 보고 판단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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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났습니다] 윤성천 한국저작권보호원장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공공기관 통합과 지방이전과 맞물려 한국저작권위원회와의 통합도 추진되고 있다.

▲보호원 입장에서는 현재처럼 별도의 전문기관으로 존재하는 게 침해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있다. 그런 점에서 통합 대상에 포함된 데 대해 직원들의 우려와 반대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방향으로 결정되더라도 저작권 보호 기능 자체가 축소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K콘텐츠의 세계적 확산과 AI시대 새로운 침해에 대응하려면 전문 인력과 기술, 해외 대응 역량을 확대·강화돼야 한다. 정부 결정 과정에서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고 문체부, 노조와 협의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겠다.

-3년 임기를 마쳤을 때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창작자들과 만났을 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기관이 됐으면 한다. 보호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창작자들의 권리를 지켜주는 기관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예방과 탐지, 심의, 행정조치, 수사지원, 해외 피해구제까지 전주기 보호체계를 만드는 게 목표다.

공동기획: 전자신문·한국저작권보호원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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