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 바꿔 또 열린다”…저작권 침해, 범죄수익 환부·CDN 책임 강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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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재로 열린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의 저해요소와 극복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온라인 저작권 침해 대응을 위해 긴급차단과 국제공조 등이 강화됐지만 피해자 구제와 차단 집행 단계의 제도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 업계와 창작자들은 범죄수익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를 마련하고, 해외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까지 포함한 집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의 저해요소와 극복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불법 콘텐츠 차단 집행 단계에서 CDN 사업자의 역할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승미 한국저작권보호원 보호심의부장은 “해외 CDN 사업자의 국내 지사를 직접 찾아간 적도 있지만 관련 문제에 대응할 조직과 인력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법률상 권한 못지않게 누구에게 통지하고 누가 실제 조치를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CDN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 지위를 명확히 하고 해외 CDN의 국내대리인 지정, 캐시 제공 중단·접근 제한 등 기술적 협력 의무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안 차장 역시 주소를 바꿔 재등장한 사이트에 기존 차단 명령을 신속히 확대하는 '한국형 모색적 금지명령'을 제시했다.

설지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불법사이트 운영자뿐 아니라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OSP에 책임을 묻는 접근도 제안했다. 그는 독일과 일본에서 클라우드플레어가 침해 통지를 받고도 조치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책임을 인정한 사례를 언급하며 “불법행위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OSP의 조력 책임을 인정해 불법행위를 위축시키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상필 MBC 법무팀 차장은 “형사절차에서 범죄수익이 몰수돼도 국고에 귀속되는 만큼 저작권자는 별도 민사소송을 거쳐야 한다”며 “상습·영리적 저작권 침해를 배상명령 대상에 포함하고 몰수 범죄수익을 피해자에게 환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영재 네이버웹툰 법무실장은 과거 '밤토끼' 민사소송 당시 불법 사이트 운영자가 보유한 부동산을 강제 집행하려 했으나 국가가 몰수보전을 위해 가압류한 상태였던 경험을 언급하며 “저작권 침해는 피해자의 재산이 범죄자에게 직접 이전되는 게 아니라 시장을 대체해 수익을 얻는 범죄인데 침해자의 이익은 몰수하면서 피해자에게 환부할 수 없다는 결론은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객관적인 피해액 산정 기준도 요구했다. 박전성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팀장은 “사이트를 지워도 운영자가 살아 있으면 바로 다시 올라온다”며 “몇 건을 차단했느냐는 정량적 성과보다 불법행위자에게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정책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유통으로 돈을 벌려다 패가망신한다는 경고가 새겨져야 한다”며 정부·법조계가 불법 트래픽, 콘텐츠 단가 등을 반영한 피해액 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장은 불법 웹툰사이트가 도박사이트의 이용자 유입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짚었다. 김 협회장은 “저작권 침해의 틀 안에서만 보기에는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며 “범죄로 얻는 이익이 처벌로 인한 불이익보다 커서는 안 된다. 이제는 경제사범의 관점에서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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