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뒤쳐진 고온가스로 SMR, “열·수소 산업계 공급 최적 대안 속도 높여야”

석유화학과 철강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글로벌 공급 과잉과 강도 높은 탄소 감축이라는 두가지 생존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차세대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고온가스로(HTGR)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기술적 실효성과 경제성을 평가하고 조속한 시장 형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과 한국원자력학회가 28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회관에서 공동 개최한 '제94회 산업발전포럼'에선 'SMR 기반 산업에너지 전환과 지역경제 미래'를 주제로 석화·철강 등 열 다소비 산업에 대한 무탄소 전환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포럼에선 HTGR의 산업적 필요성이 부각됐지만, 주요 경쟁국의 추진 속도나 우리 기술 로드맵을 종합 평가해 볼때 우리나라의 준비 정도는 경쟁국 대비 크게 떨어져있는 바 냉철한 현실 인식과 함께 전략 수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기술적 관점에서 HTGR는 700~950℃의 초고온 열을 공급할 수 있어 기존 경수로형 원전의 한계를 넘어 공정열 탈탄소와 청정수소 대량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 된다. 매출액의 18~20%를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하는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의 유연탄 기반 스팀을 HTGR로 대체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89%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산출됐다.

또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HyREX) 공정에 필요한 연간 12만~20만 톤의 청정수소 생산 시 원전 1.4기가와트(GW)급 전력이 소요되는 만큼, HTGR 고온열과 고온수전해(SOEC) 연계는 철강 탈탄소의 핵심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5개 주요 산업단지의 10.3GWth 규모 공정열 설비를 Xe-100급 HTGR로 대체할 경우, 약 52기(13개 Four-Pack)의 잠재 시장과 연간 1400만~1900만 톤의 이산화탄소(CO₂)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수준에서 보면 한국의 현주소는 열악하다. 중국은 2023년 12월 세계 최초로 고온가스로 HTR-PM의 상업운전을 시작해 석유화학단지에 열을 공급 중이며, 미국 X-에너지는 다우(Dow) 화학공장 건설을 위한 인허가 심사를 받으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도 HTTR 시험로를 통해 950℃ 고온 운전과 수소 생산 실증을 추진 중이다. 반면 한국은 90MWth급 HECTAR 기본설계(2024~2027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2035년 이후에나 산업 감축에 기여한다는 목표여서 선발국 대비 5~10년 이상 격차가 벌어져 있다. 정부가 개발 중인 혁신형 i-SMR는 경수로 기반이어서 초고온 공정열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HTGR 상용화를 위해선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대비 높은 초기 투자비, TRISO 핵연료 공급망 구축, 산단 인근 건설에 따른 인허가 및 주민 수용성, '원자로-스팀망-수요공정' 통합 엔지니어링 실증 등 경제적·제도적 난제를 넘어서야 한다.

행사를 연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이번 논의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탄소감축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가격·탄소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석화, 철강 등 주력산업의 절박함에서 출발했다”며 “고온가스로 SMR은 900도 내외의 열 공급과 수소 생산으로 주력산업의 탄소 배출을 직접 해결하고 SMR 수출산업화에도 크게 기여할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은 “여수·울산·대산 등 열수요 밀집 산단을 'HTGR 산업열 실증 특화지역'으로 지정해 다목적 통합 실증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며 “원전 개발을 넘어 산업용 무탄소 열시장 창출 관점에서 인허가 개선, 초기투자 지원, 열가격 보전, 장기 열구매계약(PPA) 등 종합 패키지를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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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모듈원자로(SMR) 이미지.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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