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취업 면접에 아이스커피를 가져가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단순한 음료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세대별 직장 문화와 면접 예절에 대한 인식 차이로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논란의 발단은 플로리다주의 한 채용 대행업체 대표 케이틀린 웨이아이넨이 최근 틱톡에 올린 영상이다. 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구직자들에게 면접장에 아이스커피를 들고 들어가는 행동을 피하라고 조언했다.
웨이아이넨은 면접을 앞두고 커피를 마실 시간이 부족했던 것처럼 비칠 수 있고, 면접 자체를 가볍게 여기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에 음료를 든 모습이 격식을 갖추지 않은 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은 단순한 취업 조언을 넘어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뒤 논쟁이 확산됐고,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현지 언론도 관련 내용을 다뤘다. 일부 매체에서는 이를 '커피 게이트' 등으로 표현하며 세대 간 직장 문화 차이에 주목했다.
웨이아이넨의 주장에 공감하는 측에서는 면접처럼 공식적인 자리에서 음료를 들고 있는 것이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컵 표면에 생기는 물기나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빨대를 사용하는 행동 등이 면접관의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NBC 방송에서는 젊은 구직자들이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의존하는 일종의 안정 수단에 비유하기도 했다.
반면 구직자의 능력과 무관한 음료 한 잔을 두고 적절성을 따지는 것 자체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왔다.
커리어·리더십 코치 피비 개빈은 장기간 이어진 취업난으로 구직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음료 하나를 근거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브랜드 대행사를 운영하는 조이 하츠필드 역시 사소한 외형적 요소에 집중하다가 훌륭한 인재를 놓칠 수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이번 논란을 두고 단순한 면접 매너를 넘어 세대별 직장 문화의 차이가 드러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환경에 익숙한 젊은 층과 대면 업무 및 전통적인 직장 예절을 중시하는 세대 사이의 간극이 아이스커피를 계기로 표출됐다는 것이다.
논쟁은 아이스커피에만 머물지 않았다. 따뜻한 커피라면 괜찮은지, 다른 음료나 소지품은 허용되는지, 지원자의 첫인상을 채용 판단에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으로 의견이 확대됐다.
기업들도 반응을 보였다. 스타벅스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아이스커피를 들고 있는 사진과 함께 면접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게시하며 화제에 합류했다. 링크트인 역시 공식 계정을 통해 자신감과 역량, 카페인까지 갖췄다는 취지의 댓글을 남겼다.
일부 채용 전문가들은 지원자의 직무 역량과 관계없는 요소가 평가 결과에 과도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만 면접에서 첫인상과 기본적인 예절이 여전히 중요한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려면 면접장에는 음료를 가져가지 않는 편이 무난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