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무게중심이 개인투자자와 거래소에서 기관과 전통 금융회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시작으로 기관의 디지털자산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과 실물연계자산(RWA), 자본시장 온체인화가 다음 시장을 이끌 핵심 분야로 꼽혔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해시드는 28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프라이빗 웹3 콘퍼런스 '이스트포인트:서울 2026'을 개최했다. 올해 2회째인 행사에는 국내외 정책입안자와 금융기관 경영진, 글로벌 웹3 기업 창업자 등 270여개 기관에서 약 600명이 참석했다.
행사에는 △기관 투자 시대의 개막 △스테이블코인의 진화 △자본시장의 온체인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대 △일상에서의 블록체인 도입 등 5개 주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변화를 논의했다.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금융 편입에 따른 시장 구조 변화가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개인투자자와 거래소 중심으로 성장했던 시장에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전통 금융기관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투자상품뿐 아니라 거래·청산·결제와 수탁 등 금융 인프라 전반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빨라진 기관의 디지털자산 채택 흐름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를 넘어 국채와 부동산, 원자재 등 기존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위로 옮기는 자산 토큰화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 구조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행사에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을 비롯해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와 서클 등 글로벌 금융·디지털자산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체탄 카르카니스 프랭클린템플턴 수석부사장과 가이 울렛 a16z크립토 제너럴파트너는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디지털자산 채택과 투자시장 변화를 공유했다. 료 카토 SBI 수석부사장 겸 해시허브 최고경영자(CEO), 홍 킴 비트와이즈 최고기술책임자(CTO) 등도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조명했다.
정책·규제 분야에서는 해리 정 전 백악관 디지털자산자문위원회 부국장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대행을 지낸 캐롤라인 팜 문페이 인스티튜셔널 CEO, 커크 컬리모어 미국 유타주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이 미국의 디지털자산 정책과 규제 환경을 소개했다.
와이 럼 콕 아부다비글로벌마켓(ADGM) 인가·핀테크 부문 수석전무도 중동의 디지털자산 제도화 움직임을 소개했다. 참석자들은 미국과 아시아, 중동의 규제 환경과 금융 허브 간 경쟁을 비교하고 산업 혁신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과제를 논의했다.
조셉 루빈 컨센시스 설립자 겸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아서 헤이스 마엘스트롬 최고투자책임자(CIO), 유발 루즈 캔톤네트워크 CEO 등도 참여해 블록체인 인프라와 온체인 자본시장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스테이블코인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데이비드 카츠 서클 아시아·태평양 전략·정책 담당 부사장과 프란체스코 파브라치 테더 토큰화 부문 확장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결제와 금융시장 인프라에 가져올 변화를 공유했다. 코인베이스와 리플, 비트고 관계자들도 기관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입에 필요한 기술과 금융 인프라를 논의했다.
국내에서는 민병덕·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연사로 참여해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 토스를 비롯해 비자·삼성카드·현대카드·BC카드, 주요 자산운용사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행사는 메인 스테이지와 비공개 라운드테이블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스테이블코인과 RWA,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기관투자 인프라, 자본시장 온체인화 등을 중심으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디지털자산은 이제 가능성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있다”며 “이스트포인트는 시장을 만드는 이들과 규칙을 설계하는 이들이 같은 자리에서 서로에게 배우며 다음 걸음을 정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